[新한일전쟁]시중은행 金 판매량 작년보다 최고 4배 '껑충'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뭉칫돈
미·중, 한·일 갈등에 불안 커진 탓
'원화가치 더 떨어질 것' 전망에
"달러 투자 비중 50%까지 늘려야"
  • 등록 2019-08-06 오전 6:00:00

    수정 2019-08-06 오전 6:00:00

[그래픽=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아침부터 상담 요청이 정말 많네요.”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200원을 훌쩍 넘어선 5일 오전. 고액 자산가들이 많이 몰려 있는 KEB하나은행 대치동골드클럽의 강원경 PB센터장은 자산관리(WM) 상담에 무척이나 바빴다고 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 일본과 경제 전면전 양상까지 불거지면서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결국 17.30원 급등한 1215.30원에 마감했다. 3년5개월 전인 2016년 3월9일(1216.20원) 이후 최고치다.

“1~2주 전 일본의 경제 보복 가능성에 고객들이 가장 주목했던 이슈가 주가 급락과 환율 급등입니다. 달러화 가치의 상승보다 원화 가치의 하락 측면에서 상황을 볼 필요가 있어요. 주식이든 채권이든 달러화를 기본으로 한 투자 자산은 많게는 50%까지 늘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글로벌 통화를 늘려 위험을 방어하자는 것이지요.” 외환시장을 잘 안다는 전문가들은 이미 달러당 1250원까지도 보고 있다는 게 강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금(金) 투자 역시 “가격이 많이 올라 (달러화 투자보다) 신중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안전자산 확보 측면에서) 자산 포트폴리오에 금이 없다면 일부 투자에 나서도 좋다”고 했다.

시중은행 골드바 판매량 확 늘어

금융시장이 연일 흔들리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금과 달러화가 대표적이다. 이미 최근 몇 달간 관련 상품에 뭉칫돈이 들어왔는데, 앞으로 이는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쥐꼬리 이자’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5~7월 석달간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골드바 상품 판매 중량은 273.38㎏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2.60㎏)보다 2.5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34.16㎏→125.89㎏)과 우리은행(54.90㎏→141.74 ㎏)의 골드바 판매량도 많게는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신한은행이 판매하는 골드리슈(금통장) 계좌 수도 지난달 말 14만7519좌로 전년 동기(14만6055좌) 대비 1464좌 늘었다. 골드리슈 잔액은 4032억원에서 4373억원으로 341억원 증가했다.

금이 인기인 것은 그만큼 국내외 경제가 불확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과 경제 전면전이 단기간 내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만연해 있다. 금은 미국 달러화, 미국 국채와 함께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금 가격이 폭등하며 차익 실현 물량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매수 주문이 몰리다 보니 물량이 바로 소진된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재고 소진 탓에 10g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던 적이 있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 따르면 이날 금 1g당 가격은 5만721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1800원 올랐다. 역대 최고가다. 일 거래량은 204.4㎏으로 이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격 급등에도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은행권은 금 수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급등에도…달러 매수 추천”

달러화예금 수요도 여전하다. KEB하나은행의 지난달 말 달러화예금은 127억9900만달러로 전월 말(132억3800만달러) 대비 소폭 줄었지만, 절대적인 규모로 보면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축에 든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 기간 81억9851만달러에서 84억8090만달러로 늘었다. 강원경 센터장은 “달러화 자금이 단기 혹은 중기로 필요한 고객에게는 달러화 상품의 분할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가 앞으로 더 하락할 수 있는 만큼 달러화를 사도 되는 레벨이라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단기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의 오름세를 부추길 수 있다.

이자는 싸지만 안전한 정기예금 역시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국내 5대 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40조3823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8조6377억원 늘었다. 올해 2월(9조865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 폭이다. 정기예금 규모는 한국은행의 인하가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더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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