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위기 뇌관 된 중동 사태에 만전 기해야

  • 등록 2020-01-07 오전 5:00:00

    수정 2020-01-07 오전 5:00:00

미국과 이란의 강경 대치가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한 것을 계기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가열되는 상황이다. 이란은 그제 핵합의(JCPOA)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미국에 대한 ‘가혹한 복수’를 경고하고 나섰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52곳을 공격 목표로 정해놓고 있다”라고 맞받아치는 등 갑자기 중동에서의 전운이 짙어진 것이다.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에 돌입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해도 양국 충돌이 국제 석유·금융시장에 미친 충격은 심상치가 않다. 당장 새해 첫 거래일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솔레이마니 살해 소식이 알려진 직후 한 달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진 반면 국제유가와 금값은 급등하는 추세다. 세계 각국에서 글로벌 경제의 충격을 우려하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심지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경제 위기의 새로운 뇌관이 터지게 된다는 얘기다.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도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국제유가의 영향력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3일 런던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가 4.17%나 오른 데 이어 이란이 세계 원유의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유가는 더 치솟을 전망이다. 이란 원유가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고는 해도 전 세계 해상 원유수송량의 30% 물량이 오가는 이 해협이 막힌다면 국제석유시장은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도 작지 않은 위기가 닥쳐오게 될 것이다.

정부는 국제정세와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미국 요청에 따라 검토 중인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파병 여부도 다시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자칫 미·이란 충돌에 휘말리면 대(對)이란 관계의 악화는 물론 원유 수급에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반도 안보 지형에 미칠 파급효과의 다각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군사 및 경제는 물론 안보 분야에까지 초래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를 설정하고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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