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는 文, 윽박지르는 與…기업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나

文 "삼성이 투자해달라" 호소하는데
與 "삼성이 협력사 쥐어짜" 딴소리
부처 간 최저임금 이견 불거지기도
  • 등록 2018-07-16 오전 6:00:00

    수정 2018-07-16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피용익 이소현 기자] 재계는 지난 13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이 된 것은 1~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짠 결과’라느니 ‘삼성이 20조원만 풀면 200만명한테 1000만원을 더 줄 수 있다’는 말이 여당 원내대표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 많았다.

재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대외 여건이 안 좋아지는 가운데 재벌을 죄인 취급하는 정부와 여당의 인식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서다.

오히려 재계는 최근의 경기 불안은 정부의 정책 탓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정책 불확실성이 기업의 의욕을 꺾고, 결과적으로 생산·고용 악화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일자리 창출, 투자 등을 유보하게 된다”라며 “정부는 혁신성장을 통해 기업 활동이 잘 되게 하게끔 하는 데 방점을 두고, 노동계도 이런 부문에 공감대를 형성해 윈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여당 내부에서 각기 다른 메시지 발신

15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정부와 여당 내부에서 발신하는 메시지가 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정부와 여당이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경제 위기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는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것을 두고 ‘기업 기 살리기’의 시작으로 해석했다. 이런 와중에 나온 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은 기업들로 하여금 갈피를 잡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재계 관계자는 “홍영표 원내대표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만남 이후 일자리를 늘리려는 재계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최근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 등 노동시장 현안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 주체인 기업 심리도 다소 위축돼 있다”고 인정했지만, 이튿날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고용 악화는 노동 인구 감소, 자동차·조선업 등 산업 구조조정,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인한 수출 부진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전혀 다른 분석을 내놨다.

정부 부처 간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사례도 많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공장의 작업환경보고서 공개 문제만 봐도 그렇다.

지난 3월 고용노동부는 “앞으로 작업환경 보고서를 적극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국가핵심기술이 일부 포함됐다”고 제동을 걸었다. 공개 논란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은 이달 중순께 심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휴대전화 생산라인을 둘러 본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친노동 정책도 기업들에 부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점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에너지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신규 원자력 발전소 6기 건설은 백지화됐고,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 7기는 폐지된다. 기존 석탄 화력발전소 4기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환된다. 이처럼 정권 교체와 함께 기존 정책이 180도 바뀌는 것을 경험한 기업들은 앞으로 정부의 정책 참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기업 관계자는 “정권이 5년마다 바뀌면서 정책도 5년마다 바뀐다”며 “장기적인 로드맵을 짤 수 없는 환경에서 기업들이 지불하는 비용은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 성향 정책도 기업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한 재계의 우려는 상당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올린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했다.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성명을 내고 “경영계는 또다시 이루어진 최저임금 고율 인상에 대해 다시 한 번 우려를 표명하며, 정부는 이의 부작용을 경감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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