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앨범' 낸 윤한 "불면증 아내 위해 2년 넘게 연구했죠"

[피아니스트 윤한 인터뷰]
"신경과· 정신과 의학 논문 섭렵해"
환자들 처방 위해 IRB 승인도 획득
8·9월에도 '프로젝트 시리즈' 낼 것
  • 등록 2021-07-23 오전 6:30:01

    수정 2021-07-23 오전 8:02:42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번 앨범은 평소처럼 영감이 떠올라 작곡한 음악이 한 곡도 없어요. 2년 이상 의학·음악학 논문을 분석하고 연구한 뒤, 철저하게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설계한 ‘치료용 음악’입니다.”

피아니스트 윤한(사진= 그릿뮤직인터네셔널)
피아니스트 윤한은 2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작곡이 아니라 ‘연구’하는 마음으로 만든 앨범”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스톰프뮤직을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한 윤한은 최근 유니버설뮤직과 함께 수면음악 앨범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시리즈인 ‘슬리핑 사이언스 : 더 슬립’(Sleeping Science : THE SLEEP)을 전 세계에 동시 발매했다. 단순히 잔잔하고 차분한 음악이 아니라, 수면 진입에서 숙면 단계까지 신체에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반영해 설계한 앨범이다.

윤한은 3년 전 첫째 아이 유산 후 불면증으로 힘들어하던 아내를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는 “마사지·족욕도 해주고,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베개, 매트리스도 구입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며 “그러다 음악이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는 글을 읽은 뒤 수많은 해외 서적들과 신경과· 정신과 의학 논문들을 읽으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 음악만 해온 제가 아내를 위해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이었다”고 부연했다.

피아니스트 윤한(사진= 그릿뮤직인터네셔널)
윤한은 여러 의학· 음악학 논문을 연구한 끝에 수면과 음악의 상관관계를 찾아냈다. 이후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조성·박자·템포·형식·길이·㎐(헤르츠) 진동수 등을 세밀하게 설계했다. 또 정확한 대칭과 규칙을 가진 작곡법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곡을 썼다. 작곡 과정에서는 대한수면학회 회원인 배은기 인하대 신경과 교수의 자문도 구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윤한은 “아나운서, 야구선수, 골프선수, 셰프, 소믈리에, 직장인 등 주변 지인들에게 수면음악을 보내줬는데,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면서 “인하대병원은 실제 수면 장애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분들에게 이 음악을 처방하기 위해 의학연구윤리심의위윈회(IRB)의 승인도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윤한은 ‘THE DREAM’(8월), ‘THE TIME’(9월) 등 수면음악 앨범 프로젝트 시리즈를 한 달 간격으로 발매할 계획이다. 기존 연구를 응용해 다양한 수면 패턴을 가진 사람들에게 맞는 음악을 설계해 보려는 것이다. 그의 음악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학술논문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단지 아내의 불면증을 치료하고 싶어 시작했던 연구이지만, 이제 범위를 확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면서 “이번에 설계한 작곡기법을 바탕으로 앞으로 보다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수면 음반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데뷔 11년차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윤한은 버클리 음악대학을 장학 우등생 및 차석으로 졸업했다. 2010년 ‘언터치드’(Untouched) 앨범으로 데뷔한 뒤, 재즈, 팝, 피아노 소품집 등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현재 경희대 예술디자인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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