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살인사건은 1986년 9월부터 무려 4년 7개월 동안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부녀자가 잇달아 성폭행당한 뒤 피살된 사건이다. 2003년 봉준호 감독에 의해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지대했던 역대 최악의 장기미제 사건이다. 그동안 답보상태에 머물러 왔던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난 것은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고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떠올리게 한다. 과학수사의 발전과 함께 경찰의 끈질긴 추적이 이뤄낸 개가다.
그렇더라도 “반드시 범인을 잡고야 말겠다”는 수사팀의 열정만큼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 단 한 명의 ‘억울한 죽음’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각오를 다지도록 수사기관의 집념을 북돋워 줄 필요가 있다. 대전 갈마동 여중생 살인사건(1988년)과 서울 이형호군 유괴 살인사건(1991년)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장기 미제사건이 260건이 넘는다고 한다. 경찰은 “죄를 지으면 반드시 응분의 처벌을 받는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미제사건 해결에 더욱 힘써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