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활성화로 권리금 ‘쑥’
보통 상권이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것과 달리 망원동은 망원시장 방향으로 뻗어나온 ‘포은로길’이 중심축이다. 이 길을 중심으로 서교동 쪽으로 갈수록 임대료가 높아지고 망원2동으로 갈수록 임대료가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홍대의 비싼 임대료에 밀린 이들이 서교동과 합정동으로, 또다시 망원동 일대로 이동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망원동 상가의 경우 보증금을 제외한 순수임대료가 3.3㎡당 10만 3090원으로 홍대 일대(12만 1440원)와 합정동(13만 840원), 상수동(12만 8330원)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임대료 상승 속도는 여타 홍대 상권보다 빠른 편이다. 2015년 말 대비 순수임대료 상승률은 21.1%로 합정동(16.6%)이나 상수동(6.59%)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해 3분기에는 연남동 순수임대료(3.3㎡당 9만 9545원)를 추월했다. 염정오 점포라인 팀장은 “상수·합정동이 홍대 상권의 연장선에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망원동은 기존 생활상권과 신(新)상권이 어우러지면서 홍대 상권과는 다른 독특한 정체성을 확보했다”며 “상권 발달 단계로 보면 아직 성장기로 임대료 상승세가 앞으로 더 가파를 것 같다”고 말했다.
상권 변화는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망원동 단독주택을 사들여 카페로 리모델링한 ‘카페부부’는 독특한 외관으로 입소문을 타며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런 식으로 단독·다가구주택을 매입해 상가나 상가주택으로 바꾸는 사례가 이 일대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2년 전부터 망원동 일대에 부동산 투자 바람이 불면서 개인이 투자할 만한 10억원대 다가구주택과 상가 등은 대부분 손바뀜이 일어난 상황”이라며 “리모델링이나 용도변경 등을 통해 건물 몸값도 상승일로에 있다”고 말했다. 망원로2길에 있는 상가주택은 3.3㎡당 34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포은로길 인근 상가주택은 3.3㎡당 485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이나마도 매물 자체가 쏙 들어가 거래가 쉽지 않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실제 포은로길 일대 중개사무소 외관에는 ‘매물 구함’이라고 쓰여진 글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매매가격이 단기간에 상승한 만큼 투자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수석연구원은 “망원역 인근 단독주택과 상가주택의 매매가는 3.3㎡당 5000만원, 호가는 7000만~8000만원까지 치솟았다”며 “마포구청·월드컵경기장 쪽으로 이어지며 발전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권이지만 현재 매맷값이 지나치게 오른 만큼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