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라도"…고용절벽에 부모 자식간 일자리 쟁탈전

5060세대 취업자수 30.8만명 증가..1020세대 10.2만명 줄어
보건·복지분야 공공 일자리 창출 덕 청년 취업자 10.5만명↑
"아들 딸들과 저임금 일자리 두고 경쟁 미칠 노릇" 토로
  • 등록 2019-02-14 오전 6:30:00

    수정 2019-02-14 오전 6:30:00

[이데일리 김소연 김정현 기자] 서울 은평구에 거주는 취업준비생 고재은(가명·26)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 중이다. 여유롭게 부모님 지원을 받아 취업준비를 할 정도는 아니어서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있지만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씨는 “은퇴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알바 자리를 두고 같은 또래들 뿐 아니라 어르신들하고도 경쟁을 해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김만수(가명·56)씨는 편의점에서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한다. 하루 17시간이다. 김씨가 편의점 주인에 부탁해 근무시간을 늘렸다. 최저임금인 시간당 8350원을 받지만 하루 온종일 일하는데다 야간에는 추가수당까지 있어 전체 수입은 나쁘지 않다.

김씨는 “나이먹은 사람을 써주는 데가 없어 지인 소개로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게 힘들기는 하지만 아직 아이 학비도 보태야 하고 생활비를 벌어야 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직에서 은퇴한 5060세대와 사회 진출을 앞둔 1020세대간의 일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대부분 편의점, 주유소, PC방 아르바이트 같은 ‘질 낮은’ 시간제 일자리들이다.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2019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합모집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이 취업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0대 이상 실업자 한달새 20.4만명 폭증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월 고용동향’을 보면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399만명으로 지난해 1월(372만7000명)보다 26만4000명 늘었다. 50대 취업자 수는 631만1000명으로 지난해 1월(626만7000명)보다 4만4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060세대에서 취업자 수는 크게 늘어난 반면 1020세대 취업자 수는 크게 줄었다.

지난달 15~19세 취업자수는 268만1000명으로 지난해 1월(283만2000명)보다 3만1000명 감소했다. 20~24세 취업자 수 역시 125만9000명으로 지난해 1월(133만명)보다 7만1000명이 줄었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시간제·단순근로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아르바이트 등 ‘질 낮은’ 일자리를 두고 1020세대와 5060 세대가 벌인 경쟁에서 청년층이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청년층 취업자 늘었지만 체감실업률은 더 악화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 수는 389만1000명으로 고용률은 42.9%다. 지난해 1월(388만8000명)과 비교하면 취업자 수가 4000명 늘었다. 특히 청년층 중에서도 25~29세 1월 취업자 수는 243만명으로 지난해 1월(232만4000명)과 비교하면 10만5000명이 늘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보건·복지분야 일자리를 확충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고용지표는 개선 추세지만 청년층이 체감하는 실업률은 높다. 청년 확장실업률(체감실업률)은 23.2%로 2015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다. 이는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 때 1.4%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방학기간 중 아르바이트를 위해 구직활동을 하거나 취업 시즌을 맞아 노동시장에 나온 청년들이 증가했다”며 “구직자가 늘어난 만큼 체감실업률도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 대표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더라도 일하고 싶다는 은퇴자들이 많다. 최저임금만 받고 일할 수 있어도 괜찮은 일자리”라며 “아들·딸들과 저임금 일자리 놓고 경쟁을 하고 있으니 미칠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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