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전, 남편 속옷·반찬 준비"…비출산 부추기는 서울시

  • 등록 2021-01-06 오전 12:00:00

    수정 2021-01-06 오전 7:42:04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가 남성은 집안일에 약하다는 고정관념을 조장해 논란이다.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 캡처.
서울시는 2019년 임신·출산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민원도 한 번에 처리하겠다며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 사이트를 개설했다.

사이트 개설 취지에 대해선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예비부부, 임신부부가 궁금한 사항을 해결하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신 정보 내용 일부 중 ‘집안일’과 ‘육아’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된 내용은 ‘임신 말기’ 항목에서 나온다.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 캡처.
사이트는 임신 말기 때 임산부가 ‘밑반찬’을 챙겨야 한다며 ‘냉장고에 오래된 음식은 버리고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으로 밑반찬을 서너 가지 준비해 둡니다. 인스턴트 음식을 몇 가지 준비해 두면 요리에 서툰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또 가족들 옷 챙기는 것도 임산부 몫이다. ‘3일 혹은 7일 정도의 입원 날짜에 맞춰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 손수건, 겉옷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둡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둘째 아이 출산일 경우 갑작스러운 진통이 시작될 때, 큰 아이를 맡아 줄 사람 찾는 것도 생필품과 가스를 점검하고, 문단속을 하는 것도 임산부 역할이었다. 체중관리를 위해 집안일을 미루지 말라고도 했다.

‘임신 중 성생활’ 방법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표현을 썼다는 지적이 많다. 사이트는 임신 중 성 관계 횟수를 줄일 것을 당부하며 “남편이 돌발적으로 아내를 덮치거나 과도하게 격렬한 성행위를 하게 되어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페이지 감수는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맡았다.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 캡처.
관련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임신·출산정보센터’가 고정된 성역할을 강요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또한 일부 누리꾼들은 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2021년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집안에 여성이 생필품을 챙기지 않으면 나머지 가족은 생필품 구매를 못 하나. 반찬 없으면 굶냐. 남편 와이셔츠까지 챙겨놓으라고 훈수인데 가관이다”, “밥이 뭐길래”, “국가가 비혼, 비출산을 장려한다”, “부인이 식모야?”, “이러니까 애 안 낳죠”, “서울시는 남편이 임신하냐”, “아내를 덮친 거라는 표현은 강간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문제가 된 내용은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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