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해결사' 공유오피스, 주변 상권 살려…건물주도 반했다

1인 창업에 적합한 업무환경 매력
해외·국내 대기업도 경쟁가세
빌딩가치 상승으로 건물주도 선호
  • 등록 2019-04-17 오전 6:30:00

    수정 2019-04-17 오전 6:30:00

위워크 종로타워점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신개념 오피스 임대 사업인 ‘공유오피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1인 창업과 프리랜서 직종이 일하기 적합한 업무환경을 갖춘 공유오피스에 사람이 몰려들면서 국내 대기업들도 잇달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젊은층들이 몰리면서 빌딩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는 동시에 대규모 빌딩의 고질적 문제인 공실까지 해결할 수 있어 공유오피스를 유치하는 빌딩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는 지난 10일 지방에서 처음으로 부산 서면점을 오픈했다. 위워크 서면점은 지난 2017년 완공한 현대카드 부산빌딩에 자리했으며 빌딩 3~8층까지 총 6개층을 위워크에서 사용해 700명 정도의 수용이 가능하다. 위워크는 세계 공유오피스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서울에서 강남, 강북, 여의도 등에 17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국내 브랜드로 시장점유율 2위인 ‘패스트파이브’도 강남과 강북 일대에 총 16개 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쿠시먼웨이크필드 제공 CBD=도심권, GBD=강남권, YBD=여의도권
30만~60만원에 깔끔한 사무실 이용

공유오피스는 건물 전체나 일부를 작은 사무실로 나눈 뒤 사용료를 받고 입주자에게 공간을 빌려주는 신개념 입대업이다. 입주자는 회의실과 휴게시설 등을 다른 입주자와 함께 저렴하게 사용한다. 소규모 창업을 했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 회사 쿠시먼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서울 전체 공유오피스 지점수는 190개이며 총 임차면적은 약 30만8000㎡다. 임차면적 기준으로 절반 이상인 52%가 강남권역에 포진해 있다. 월 30만원에서 60만원대의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회의실, 카페테리아, 라운지, 루프톱 등 공용 시설을 공유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공유오피스 시장이 급속하게 확장되면서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들도 공유오피스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드림플러스63’과 ‘스파크플러스’를 시작으로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공유오피스 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LG서브원의 ‘플래그원’,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SI랩’, 태평양물산의 ‘넥스트데이’, ‘드림플러스 강남’ 등이 문을 열었다. 지난 1월에는 롯데자산개발이 ‘워크플렉스 역삼’을 오픈했다. 대기업들은 자본력을 활용해 공유오피스에 입주하는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거나 기업의 계열사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기존 오피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술, 패션, 건축 등 각 분야별 특화 공유오피스도 생기고 있다.

공유오피스 시장이 확대된 것은 새로운 업종 등장과 업무 환경 변화에 따른 수요 증가 때문이다. 초기 자금이 없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훌륭한 시설을 저렴한 비용에 임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물주 입장에서도 공유오피스는 고질적인 공실률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스타벅스를 유치하는 건물의 가치가 높아지는 ‘스세권’이라는 말이 있듯이 공유오피스에 대한 빌딩 소유주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공유오피스 업체가 대규모로 임차해 놀리는 공간을 줄일 수 있는데다, 젊은층들이 몰려들면서 건물 안팎의 상권이 커져 건물 가치가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유오피스 입주 건물 ‘귀하신 몸’

실제로 연면적 3만3000㎡ 이상 규모의 ‘A등급’ 오피스빌딩 내 공유오피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2016년 3개에서 8개로, 도심권에서는 2개에서 8개로 각각 늘어났다. 특히 도심권 A등급 빌딩에서는 공유오피스가 전체 임차면적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공유오피스가 입주한 건물의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신영에셋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분당권역 소재 거래면적 3300㎡ 이상 오피스빌딩은 11건 거래되면서 거래액 2조1681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위워크가 입주한 서울역 서울스퀘어(9883억원)와 역삼동 위워크타워(1405억원) 등 2건(1조1288억원)이 절반 이상의 금액을 차지했다. 작년 공유오피스가 입주한 건물의 거래는 총 9건이었으며 거래액은 2조9111억원이었다. 종로권 랜드마크 건물로 위워크 입주 후 ‘we work’ 간판을 내건 ‘종로타워’도 2분기 중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자산개발 ‘워크플렉스 역삼’
신영에셋 관계자는 “공유오피스의 임대차 계약기간이 통상 10년 이상인 데 비해 공유오피스 입주빌딩의 주요 매수자인 자산운용사의 펀드 운영기간은 통상 3~5년”이라며 “임대차 계약기간 내 한 차례 이상 손바뀜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향후 공유 오피스 입주빌딩의 거래는 연간 10건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러한 출점 경쟁이 오피스 빌딩 임대료를 높일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공실이 거의 없는 강남권역 오피스빌딩의 경우 공유오피스 출점을 위한 대기수요가 생기며 예정에 없던 임대료 상승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창준 쿠시먼웨이크필드 상무는 “공유오피스 임대료도 각 지역 임대료와 함께 연동되기 때문에 최근 경쟁이 치열한 강남권 공유오피스의 임대료는 앞으로 상승하는 반면 강북쪽은 지금과 비슷하게 갈 것”이라며 “다만 현재 공유오피스의 인기가 향후 3~5년 더 이어진 이후에 조정기가 올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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