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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산 시설을 새로 가동한 한국 대기업은 올해 들어서만 네 곳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루이지애나에서 에탄크래커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LG전자는 같은달 테네시 클락스빌에 세탁기 공장을 준공했다. 올해 초에는 한화큐셀의 조지아 태양광 공장과 CJ제일제당의 뉴저지 식품공장이 완공됐다.
신규 투자도 줄을 잇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조지아 커머스에서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이곳에는 오는 2025년까지 총 16억7000만달러가 투입된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15억달러를 투자해 생산 설비를 확충한다.
◇ 보호무역주의 앞세워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드는 미국
지난 1분기 국내 기업이 미국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36억5000만 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액의 27%에 이른다. 이처럼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가 증가한 것은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21%로 낮췄다. 최고 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린 한국과 정반대 행보였다. 미국 주정부들은 대규모 세금 감면과 부지 제공 등을 내걸고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환경 보호를 앞세워 기업의 투자를 걷어차는 한국 지방자치단체들과는 대조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상대적으로 기업 환경이 좋은 미국에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한국의 노동 비용이 미국보다 낮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꼭 그렇다고 볼 수 없을 만큼 한국의 노동 비용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의 경직성 △기업의 높은 규제 부담 △규제개혁 체감 미흡 등에 따라 기업들이 한국을 탈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유턴기업 지원법 잠자는 동안 제3국 투자 급증
한국의 기업 환경 악화는 ‘유턴’ 기업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최근 중국에 진출했던 글로벌 기업들의 유턴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은 한국에 돌아오기보다는 제3국을 선택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매출 기준 1000대 제조업체 중 해외사업장을 둔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6%가 “국내 유턴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유턴 기업 수는 52개에 그쳤다. 그마저도 고용·투자 효과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었다.
제조업체 관계자는 “유턴기업 지원법을 폭넓게 손질해 기업들의 리쇼어링(회귀)을 유도해야 하는데, 관련 법안 개정안은 수개월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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