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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여유 있다…3차 추경 30조로 부족할 수도”
이제민 부의장은 24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경제·경기 상황이 워낙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변수를 고려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의장은 2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매년 한 차례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재정 대책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의사결정 회의다.
이 부의장은 재정 정책에 대해 “국가 재정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풀어도 괜찮다”며 과감한 재정 지출을 주문했다. 이 부의장은 “우리나라가 유럽연합(EU)이나 기축통화국인 미국과 사정은 다르지만 재정 걱정을 하며 확장적 재정을 못할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부의장은 내달 초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발표하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규모에 대해서도 “30조원으로 될지 모르겠다”며 “불확실한 코로나19 여건을 고려해 필요한 만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차 추경 규모를 40조~50조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부의장은 통화 정책에 대해선 “제로금리까지 갈지는 알 수 없지만 적극적인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8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0.75%인 기준금리를 인하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부의장은 “증세 논의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코로나19 위기 하에서 경기 위축 등 심리적 효과를 미칠 수 있다”며 “지금은 증세 논의에 앞서 경기를 우선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부의장은 “0%대 성장률 전망이 나오지만 올해 성장률이 얼마가 될지를 누구도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경기가 바뀌는 상황에선 지금 필요한 경기 대책을 우선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어나는 나랏빚 증가 속도, OECD 6위
25일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국가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을 어느 정도 더 풀 건지, 비어가는 곳간을 충당하기 위한 장기적인 증세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2018년 기준)는 40%로 관련 집계를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국가 중 4위로 낮다. 유럽연합(EU)이 재정 준칙(안정·성장협약)에서 제시한 기준선인 60%보다도 낮다. 재정 여력이 있는 게 사실이다.
더 큰 문제는 불어나는 나랏빚 속도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01~2018년 한국의 일반정부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11.1%로 OECD 36개국 중 여섯 번째로 가파르다. 이는 독일(2.8%), 일본(3.2%), 그리스(4.4%), 프랑스(5.7%), 미국(8.3%)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당장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증세 문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급격한 재정적자 증가는 향후 재정건전성에 적지 않은 부담”이라며 “당장은 어렵지만 증세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반면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기를 반등시키려면 법인세 감세처럼 기업의 숨통의 트여주는 확실한 감세 신호를 보내야 한다”며 “대규모 감세, 경기 활성화, 세수 확대의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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