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낙관 이르지만 기업도 '통일한국' 대비해야

  • 등록 2018-04-27 오전 5:30:00

    수정 2018-04-27 오전 5:3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북한 주민에게는 라면도 ‘고급식품’이라고 하는데 임금 등 생활수준 차이가 너무 나서 제품을 내놓는다 한들 잘 팔릴지 의문이다.”(식품업계 관계자)

제 3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에 대한민국이 들썩인다. 통일 염원부터 관련 테마주와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까지 관심이 쏠린다. 그뿐만 아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다. 정상회담 만찬에 오르는 음식도 줄줄이 화제다. 메인 메뉴는 뭔지 술은 뭘 마시는지 후식은 어떤 게 나오는 지 등 하나하나가 기삿감이다.

정작 식품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통일은 먼 이야기다. 당장 통일이 된다고 해도 제품이 잘 팔릴 지부터 걱정이다. 구매력이 되는지가 의문이다. 그래서 아직 대북식품사업을 연구, 개발하는 부서나 태스크포스(TF)를 둔 식품업체는 거의 전무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통일이 되거나 완전 시장개방이 되지 않으면 기업으로선 거의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대북사업 연구 조직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기업들은 남북경제협력 희망의 불씨였던 개성공단이 일방적으로 폐쇄되는 쓴맛을 본 적이 있다. 업계로선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일방적 통보로 하루아침에 사업을 접어야 하는 일은 단연코 없어야 한다.

기대는 품고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오리온의 초코파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농심 등 기존 대북사업을 직간접적으로 펼쳤던 기업들뿐만 아니다. 남북정상회담 공식 만찬주인 문배주는 현재 서울에서 빚고 있지만 본래 평양에서 만들던 술이다. 이번 기회에 경협을 통한 ‘남북합작술’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업체에서는 간절하다. 이기춘 문배술 식품명인은 “언젠가는 꼭 대동강변의 주암산 물로 문배술을 빚고 싶다. 그래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고 했다.

제비 한 마리 날아든다고 봄이 오진 않는다. 그러나 무작정 손 놓고 있기보다는 ‘통일한국’에 대비해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때다. 그래야 갑작스레 닥칠지 모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TF를 급하게 꾸려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한 식품업체 관계자의 말이 지나가는 말이 아니길 바라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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