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對이란 '갈지자' 압박…양면전술? 혼란가중?

전날 '공식적 종말' 발언 이어 협상 선호說 선 긋기
동시에 "준비될 때 전화 올 것"…협상 문 열어 놔
전날 폭스뉴스에 "나는 싸우길 원치 않아" 언급도
행정부 당국자들, 21일 상하원 의원에 보고 예정
  • 등록 2019-05-21 오전 7:29:56

    수정 2019-05-21 오전 7:29:56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대(對)이란 압박이 갈지자(之) 행보를 걷고 있다. 애초 미국 안보사령탑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의 군사행동 제스쳐에 ‘공개 경고’를 보내며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공언했던 그가 전날(19일) 이란의 ‘공식적 종말’을 경고한 데 이어 20일(현지시간)엔 이란과의 협상 선호설(說)에 선을 긋고 나섰다. 군사행동 가능성을 열어두며 이란의 핵개발 재개를 억제하는 한편,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염두에 둔 일종의 ‘강온 양면전술’이라는 관측이 나온 배경이다. 다만, 이란 문제가 트럼프 행정부의 제1 외교·안보 과제라는 점에서 혼란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찮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가짜 뉴스가 알지도 못하면서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준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전형적으로 잘못된 보도를 했다”며 “이는 잘못된 보도”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로 지목한 보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미·이란의 단교 이래 미국의 이익대표국 역할을 해온 중립국 스위스 정부 측에 ‘이란 정부 쪽에 전달해달라’며 백악관 직통번호를 제공했다는 CNN방송 등의 보도 등을 지칭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어찌 됐던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벌어진 로켓포 공격 직후인 전날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다.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는 언급에 이어 이틀째 경고성 발언을 내놓은 셈이 됐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은 그들이 준비될 때 우리에게 전화를 걸 것”이라며 “그 사이 그들의 경제는 계속 붕괴할 것”이라고 ‘대화’를 염두에 둔 언급도 내놓았다. 이는 볼턴 보좌관의 ‘12만 병력 파견 구상’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9일 “내가 보고 싶은 것은 그들(이란)이 나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던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지만, ‘준비될 때’라는 전제를 달았다는 차이가 있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이란이 협상을 원한다면 이를 위한 첫 번째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풀이했다. 즉, 미국은 협상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경제 파탄’을 겪고 있는 이란이 ‘협상을 위한 상응 조치’를 취한 후 먼저 전화를 걸어오면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식적 종말’ 트윗 몇 시간 뒤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나는 싸우길 원하지 않는다”며 수위를 확 낮추기도 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대이란 발언은 미국 의회에서도 논란거리다. 행정부 당국자들은 결국 미 의회의 요구에 따라 오는 21일 상·하원 의원들에게 이란 문제 관련 보고를 할 예정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현재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이 피격당했다. 이틀 뒤엔 정체불명의 드론이 사우디 내 석유시설 2곳을 공격했다. 전날엔 미국 대사관에서 북쪽으로 불과 500m 떨어진 바그다드의 ‘그린존’ 중앙부에 로켓포탄이 떨어졌다. 이란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의 우방국을 겨냥했다는 점, 미국이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폭격기 등 군사 자산을 증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 등에서 이란이 배후로 지목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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