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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낸드플래시(낸드) 가격이 주춤하고 있다. 고정거래가격이 8개월째 보합세를 보이는 데다, 현물가격은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다. 메모리업체들은 하반기에는 낸드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빠르면 내년부터 가격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범용제품인 128Gb(기가비트) 제품의 현물가는 6.695달러(4일 기준)를 기록했다. 4월초 6.813달러였던 낸드 현물가격은 두 달간 한 차례 반등없이 줄곧 하락해 왔다. 이 제품의 고정거래가격(5월말 기준)은 5.60달러를 기록, 지난해 9월 3.11% 하락한 뒤 8개월째 보합세를 이어갔다.
메모리업체들은 하반기에는 낸드 가격이 다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낸드 가격이 급격히 올라 수요가 크게 늘지 못했지만, 최근의 가격 조정으로 PC·스마트폰 생산업체들이 고용량 낸드 채용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기대만큼 낸드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낸드가 보편화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내년 이후 낸드 시장에 대해선 불안해 하는 눈치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메모리업체들이 3D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잇따라 확장하는 데다, 중국 칭화유니그룹과 창장메모리(YMTC) 등이 계획대로 연말쯤 낸드 양산에 들어간다면 공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낸드 가격의 추가 하락은 물론, 공급 경쟁에 따른 치킨게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가 37.0%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도시바(19.3%), 웨스턴디지털(15.0%), 마이크론(11.5%), SK하이닉스(9.8%) 등의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