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하룻새 700명 늘어…中 의료진도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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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망자 중 중국 의료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날 중국 펑파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후베이(湖北)성 신화병원에서 근무하던 62세의 이비인후과 소속 의사 1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했다. 이 의사는 지난 16일 우한 폐렴 증세가 나타나 18일부터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전 숨졌다.
의료진 감염은 병원 내 감염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15년 국내에서 ‘메르스’가 유행할 때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던 메르스 환자 1명은 3일동안 82명을 감염시킨 ‘슈퍼 전파자’였다. 이 중 8명이 의료진이었다. 이후 메르스가 종식될 때까지 186명이 메르스에 감염됐고 38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병원 내 감염이 확인됨에 따라 중국 내에서 추가 환자가 더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감염 초기증상이 일반 감기와 구분되지 않아 현지 의료진이 쉽게 감염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대형병원의 경우 밀폐공간에 면역이 취약한 환자가 많아 감염력 전파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 “비상 사태”…각국 바이러스 유입 차단 전력
전날 홍콩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현재 대응단계를 ‘심각’에서 최고 단계인 ‘비상’ 단계로 격상하고 우한에서 오는 모든 항공편 운항과 고속열차 운영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보건부는 각 지방성과 대도시, 주요 병원에 긴급 대응팀을 파견하고 국경에서의 검역을 강화했다. 싱가포르는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총력 대응에 나선 상태다. 필리핀도 공항과 항만에서 검역 수위를 대폭 강화한 상태다.
북한도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던 ‘에어차이나’ 운항을 취소했다. 북한 내 외국인의 중국여행도 잠정 금지했다. 전날 로동신문은 “여러 나라 언론에서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지난 시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의 전파 때보다 클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고 관련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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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우한이나 중국을 다녀오고 증상이 있으면 먼저 증상에 대한 설명을 보건 당국에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종 바이러스 증상은…발열·목 통증 동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주요 증상은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이다. 국내 1호 확진자인 A씨의 경우 국내에 입국하기 전날 오한, 근육통 등을 겪었다. 중국 현지 병원에서 감기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호흡기 증상은 없지만 열이 떨어지지 않아 인천공항 입국과정에서 위험군으로 분류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현재 상태가 호전됐으나 발열이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고해상 CT에서 약간의 폐렴 소견이 보였지만 호흡기 증상과 같은 주관적인 증상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2호 확진자 B씨의 경우 열흘 전부터 목감기 증상이 나타나더니 몸살로 이어져 지난 19일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당시 발열은 확인되지 않았다. B씨는 국내 입국 당시 호흡기 증상 없이 37.8℃의 발열과 인후통 증세만 있어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보건당국에 자진 신고했고 그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B씨는 인후통과 다른 증상들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본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임상증상이 변동 가능하다”며 “현재 확진자에게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치료법이 없는 만큼 예방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침 방울이 튀어 나가서 전염되는 호흡기 전파 감염병인 만큼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하는 기침 예절 준수와 외출 시 마스크 착용, 손 자주 씻기 등의 생활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같은 생활 실천만으로도 많은 호흡기 감염병을 차단할 수 있다”며 “신종 감염병뿐만 아니라 독감 예방을 위해서도 지켜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