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다 같은 비만? 고도비만 지방은 뇌를 지배한다

  • 등록 2017-07-11 오전 6:35:51

    수정 2017-07-11 오전 11:17:18

[조민영 365mc 천호점 대표원장] 내년부터 고도비만 환자들을 위한 비만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계획이라고 한다. 만만치 않은 비용에 비만수술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동아줄과 같은 소식이다.

살이 쪘다면 다이어트를 하면 되지 보험까지 적용해 수술을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스러울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의 생각은 틀렸다. 고도비만은 일반비만과 다르기 때문이다.

고도비만 환자는 아무리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인다고 해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요요현상이 발생해 체중이 늘어나기도 한다. 단순히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습관 문제 때문이라고 고도비만 환자를 탓할 수는 없다. 쉽게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은 비만 관련 호르몬을 관장하는 지방세포의 탓이 크다.

고도비만이 되는 과정은 일견 간단해 보인다. 체중이 증가하면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진다. 과체중이나 비만 초기에는 다이어트로 지방세포의 크기를 줄일 수 있지만, 고도비만 환자의 지방세포는 과체중자와 달리 정상으로 복귀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커진 상태다. 지방세포는 거대해진 세포크기를 기억하고 이를 유지하려고 드는데, 이 때 일반 다이어트 방법으로 식사량을 줄이면 지방세포는 위협을 느끼고 뇌에 각종 호르몬을 분비해 음식을 먹고 싶게 만든다. 근육에도 지방세포를 키우라는 신호를 보낸다. 고도비만 환자의 일반적인 다이어트의 끝은 뻔하다. 결국 절제하지 못하고 음식을 더욱 섭취하게 되고, 불어난 살은 더 비대해진다. 지방세포가 살기 위해 뇌를 지배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고 싶다고 느껴도 어떻게든 의지를 다지고 적게 먹으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 또한 지방세포가 방해한다. 고도비만인 사람의 지방세포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할 때까지 포만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뇌를 조정한다. 그래서 고도비만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얼마나 먹고 있는지도 모른 채 배부를 때까지 음식을 먹게 된다. 항상 같은 양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따져보면 섭취량이 조금씩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고도비만과 일반비만이 다른 점은 또 있다. 고도비만의 지방세포는 몸짓이 커지면서 자기 안에 지방을 보유하는 능력도 덩달아 커진다. 아무리 적게 먹어도 그 안에서 지방을 뽑아내 자신의 몸짓을 불린다. 지방세포가 작아지려면 지방을 내보내야 하는데 고도비만자의 지방세포는 오히려 적은 양의 지방까지 축적하려고 든다.

고도비만이 일반비만과 가장 다른 점은 혼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타 성인병과 동일하게 고도비만 환자 역시 현대 의학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고도비만 환자에게 ‘의지 박약’이나 ‘게으름’의 딱지를 붙일 것이 아니라, 지방흡입 수술, 비만수술 등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줘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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