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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일찌감치 해외 학교에 보내는 ‘조기유학 열풍’이 눈에 띄게 식고 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대입에서의 영어 비중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국내 취업시장에서 유학파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조기유학 ‘안보낸다> 보낸다’ 역전
19일 한국교육개발원의 ‘2016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녀를) 조기유학 보낼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51.9%(1038명)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보낼 생각이 있다’는 응답은 31.5%(630명)에 그쳤다. 해당 문항에선 경제적 여건이 된다는 점을 전제하고 ‘자녀를 외국의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 유학 보낼 생각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번 조사는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한 달간 진행했다.
학교별로는 해외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겠다는 응답이 23.8%(475명)로 가장 낮았다. 이어 해외 중학교(31.2%, 623명), 해외 고등학교(39.5%, 789명) 순이다. 학년이 높아지면서 해외 유학 수요도 높아졌지만 과거에 비하면 조기유학 선호도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기유학에 대한 선호도를 나타내는 ‘보낼 생각이 있다’는 응답은 2011년 54.5%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 49.9% △2013년 43.7% △2014년 38.7% △2015년 40.4%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입서 영어비중 감소 영향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기유학의 실효성이 그만큼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대학입시에서 외국어 특기자전형이 급격히 줄고 있고 수능에서도 영어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뀌고 있다”며 “해외 유학을 다녀오더라도 과거만큼 영어 잘하는 학생이 대입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취업시장에서도 해외 유학파에 대한 선호도는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의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국내파 중에서도 영어 잘하는 학생들이 워낙 많아 과거보다 유학파의 경쟁력이 높지 않은 데다 장기간 해외체류로 국내 기업문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해외 유학 선호도는 2011년을 기점으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라며 “이는 조기 유학의 성공률이 낮고 상당한 경제적 지출과 기러기 아빠로 상징되는 가족 해체 등의 문제가 조기유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