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살인 가습기 성역없는 수사로 진실 밝혀야

  • 등록 2016-05-03 오전 6:00:00

    수정 2016-05-03 오전 6:00:00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한꺼번에 안 일어나서 그렇지 무려 94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입니다. 이번 사건이 세월호 참사와 같다고 생각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수사에 임하고 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사건 발생 5년 만에 뒤늦은 수사에 나섰지만,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검찰의 의지도 담겨있다. 검찰이 아직 수사를 마무리 짓지 않았지만 소기의 성과도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5년간 책임을 회피했던 제조사들이 잇따라 사과를 하며 피해자 보상대책을 내놓고 있다. 사건과 관련해 국민적 공분이 커지자 원인 규명에 미온적인 었던 정부도 사건의 철저한 조사는 물론 관련 피해자가 더 없는지 조사를 다시 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이러한 점 때문에 검찰의 뒤늦은 수사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처음 의혹이 일어났을 때부터 검찰이 적극 수사에 나섰다면 피해자가 더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피해자 가족 관계자는 “검찰이 이제라도 수사에 나선 것은 다행이지만 너무 늦었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 착수를 비난하는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미온적 대응 속에 잊혀져 가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게 검찰로서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 뒤늦은 수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을 거라는 걸 검찰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사에 나선 검찰의 결단은 평가할만 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주 피해자 가족들과 면담을 갖고 수사 상황을 설명해 주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검찰 관계자들은 피해자 가족들의 가슴 아픈 호소를 듣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5년 만이지만 피해자들의 아픔을 검찰이 눈물로 공감했다는 얘기다.

검찰의 수사가 뒤늦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검찰의 이번 수사가 아니었으면 사건의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사건 해결은 더 어려워졌을 거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피해자들의 아픔을 공감한 검찰이 철저하고 성역없는 수사로 피해자들의 눈물을 이제라도 닦아주기를 바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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