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은 당시 인사에서 문찬석 당시 광주지검장을 한직으로 평가받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냈다. 이는 지난 2월 열린 전국 지검장 및 공공수사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서 문 전 검사장이 친정부 인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한데 따른 좌천성 인사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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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문 검사장은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가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국시대 조나라가 인재가 없어서 장평전투에서 대패하고 40만 대군이 산채로 구덩이에 묻힌 것인가”라며 “옹졸하고 무능한 군주가 무능한 장수를 등용한 그릇된 용인술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문 전 검사장은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당시 문 검사장은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장관의 지휘권이 발동됐는데 대상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정도면 사법 참사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장관께서는 5선 의원과 여당 대표까지 역임하신 비중 있는 정치인이시다. 이 참사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라며 추 장관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렇게 퇴임식도 없이 그는 검찰을 떠났다. 법률사무소 선능의 문 전 검사장 사무실 벽면 한 쪽에는 당시 동료들이 달아준 수백 개의 댓글을 새긴 동판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