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하던 게, 6억까지 올랐네"…전셋값이 밀어올린 집값

SK북한산시티 전용 59㎡ 전세 4억대로 치솟자
매매는 4억대에서 현재 6억대로 껑충
치솟은 전셋값이 중저가 집값 밀어올려
매물 품귀에 전세난민 외곽으로, 외곽으로
  • 등록 2020-11-06 오전 5:30:00

    수정 2020-11-11 오후 5:16:59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올해 초 4억원대에 팔리던 아파트인데, 지금은 6억원대까지 올랐어요. 전셋값이 실거래가를 치고 올라가면, 매매 호가(부르는 가격)는 가만히 있어도 올라갑니다. 전셋값이 집값을 밀어올리는 게 바로 이런 상황이죠.”

전세 매물 품귀에 따른 전셋값 급등이 집값 하락세를 방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보유세 부담 확대에 주택 거래가 멈추다시피 했는데도 급격한 전세가 상승이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갈 곳 없는 전세난민만 서울 외곽지로 쫓겨나고 있다.

올 한해 부동산은 다 올랐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59.98㎡는 지난달 27일 4억2000만원(19층)에 전세 계약됐다. 신고가다. 이 면적형은 최근 3개월 새 가격이 급상승했다. 8월만 하더라도 2억원 후반대에서 3억원 중반대에 걸쳐 전세 거래가 이뤄지다가 9월부터 4억원대 거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10월에는 4억원 이상 전세 계약이 3건에 이른다. 이달 계약된 거래는 신고 기한(30일)이 아직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SK북한산시티의 전셋값이 급등할 동안 매매가는 보합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호가는 계속 오름새다. SK북한산시티 전용 59㎡ 매물은 올 초 4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6억 중반대까지 거래됐다. 1년도 되지 않아 2억원 가량이 오른 것이다. 현재 이 면적형의 호가는 7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강북구 미아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가가 매매 실거래가를 치고 올라가면, 집주인들은 다시 매도 호가를 올려 내놓는다”면서 “결국 전세가가 오르면 매매는 이보다 높게 호가가 형성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경. (사진=네이버부동산)
강서구 방화동 동성아파트 전용 64㎡도 최근 5억9750만원(11층)에 거래되며 실거래가 6억원대를 앞두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4억8800만원(3층)에 거래됐지만 1년도 안돼 1억원이 올랐다. 올해 초 2억원 후반대에서 3억원 초반에 거래되던 전세가 최근 매매 실거래가에 근접한 4억원까지 치솟자, 매매가가 전세가 위로 다시 올라선 것이다.

“수도권 집값·전셋값도 영향받을 수 있어”

이는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매매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1주차(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0.01%)보다 오른 0.02%를 기록했다. 전셋값도 서울은 0.12% 올라 지난주(0.10%)보다 0.01%포인트(p) 상승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강남 고가 재건축 단지는 관망세 보이며 하락했으나 그 외 중저가 단지는 전세물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급등한 서울 전셋값이 경기도 집값도 밀어 올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시장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수도권 집값과 전셋값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는 결국 서민들의 젠트리피케이션(둥지탈출)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중저가 아파트 패닉바잉에 나서거나 이도 어렵다 싶으면 규제지역에서 빠진 김포 등 인근 경기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면서 “올 한해 부동산정책의 약발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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