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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 “한국 관찰대상국 유지”
16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내놓은 환율보고서를 보면,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독일 이탈리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인도 등 10개국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대만, 태국, 인도가 이번에 새로 추가됐다.
미국은 1988년 종합무역법을 제정해 환율조작국을 지정했으며, 2015년 교역촉진법을 만들어 그 기준을 구체화했다. 자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지 여부를 살피기 위한 목적이다. 환율보고서는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나오는데, 이번에는 발표가 미뤄졌다.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은 최근 1년을 기준으로 △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200억달러 초과 △경상수지 흑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초과 △외환시장 달러화 순매수 비중 GDP 대비 2% 초과 등이다.
재무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이 악화했다”며 “팬데믹이 한국 수출을 압박하면서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이 줄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4월까지 최근 4분기 동안 원화는 (달러화 대비) 3.8% 평가절하 됐다”며 “당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최악’은 피했지만 관찰대상국 역시 가벼운 건 아니다. 최근 달러화 약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원화 강세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102.8을 넘었던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이날 90.4 아래까지 급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달러화 가치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개입은 미국 재무부의 레이더망 걸릴 수 밖에 없다. 한국 외환당국이 근래 급격한 원화 강세를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수출 대금을 달러화로 받은 후 원화로 바꾸는 수출기업은 환율에 민감하다. 환 헤지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더욱 그렇다.
韓 수출기업 환 타격 받을라 우려 커져
올해 초 환율조작국에서 해제된 중국은 이번에 관찰대상국을 유지했다. 지난 1년간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3100억달러에 달했다. 전세계 국가들 중 압도적으로 가장 많다. 중국은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 정도, 외환시장 개입 정도 등은 요건을 위반하지 않았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에 환율 관리 투명성을 제고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두 나라는 효과적인 경상수지 수준을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했다”며 “특히 베트남은 국제무역에서 (환율 개입을 통해) 불공정한 경쟁을 했다”고 지적했다. CNBC는 “두 나라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