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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너무 힘이 세기 때문에 (비서실이) 대통령과 국무위원 사이에 중간 채널 역할을 하면서 도리어 옥상옥(屋上屋)의 역할밖에 안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작동하게 되면 헌법에 나와 있는 총리와 국무위원들의 역할이 무력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몇개의 부처를 총괄하는 식으로 하게 되면 결국은 내각이 죽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지근에서 모시는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할지 모르니 국무위원이나 총리나 한 달이라도 더 하려고 비서실 눈치만 보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현재 구조에서는 하나의 수석 비서관실에서 한 부처를 어떤 경우에 2~3개에서 3~4개까지 관장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 비서실 직제를 보면 수석비서관실 이름도 없다. 맨 마지막에 정원표와 대통령 실장은 장관급이고 수석비서관은 차관급이라는 얘기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수석비서관실이 어느 부처를 담당한다는 것도 비서실장이 대통령과 이야기해서 결정하면 되는 식”이라며 “청와대측에선 유연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는데 그 정도로 시스템화 돼 있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한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청와대 비서실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비서실에서 해야 할 다른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교수는 “근본적으로 청와대 비서실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고, 또 이렇게 할 경우 직급도 더 낮춰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인사, 조직, 예산과 같이 힘이 센 곳은 힘을 빼주고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곳은 오히려 지금보다 힘을 더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