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 코리아]"조선 도승지=靑비서실장..직급은 실국장에 불과"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조선시대 도승지 직급 정3품 불과, 왕조시대도 전횡 견제"
"비서실, 대통령과 부처 사이서 막강한 영향력…내각 기능 무력화"
"국가 장기 발전계획 세우는 조직은 없어…질적개선하고 힘을 빼야"
  • 등록 2017-02-22 오전 6:00:00

    수정 2017-02-22 오전 8:02:14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조선시대에 도승지가 지금으로 치면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도승지의 직급이 정3품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실장과 국장 중간쯤이다. 옛날 왕조시대에도 왜 이렇게 했겠나. 그냥 두면 영의정이든 뭐든 영감들을 가지고 놀 수 있기 때문에 견제하기 위한 거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사진)는 청와대 비서실에 너무 많은 힘이 실려 있는 현 시스템이 결국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부처 장관들의 입지를 좁히고 결과적으로 내각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너무 힘이 세기 때문에 (비서실이) 대통령과 국무위원 사이에 중간 채널 역할을 하면서 도리어 옥상옥(屋上屋)의 역할밖에 안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작동하게 되면 헌법에 나와 있는 총리와 국무위원들의 역할이 무력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몇개의 부처를 총괄하는 식으로 하게 되면 결국은 내각이 죽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지근에서 모시는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할지 모르니 국무위원이나 총리나 한 달이라도 더 하려고 비서실 눈치만 보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이처럼 비서실이 부처를 통할하는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돼 있지 않다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교수는 “현재 구조에서는 하나의 수석 비서관실에서 한 부처를 어떤 경우에 2~3개에서 3~4개까지 관장을 하고 있다”며 “대통령 비서실 직제를 보면 수석비서관실 이름도 없다. 맨 마지막에 정원표와 대통령 실장은 장관급이고 수석비서관은 차관급이라는 얘기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수석비서관실이 어느 부처를 담당한다는 것도 비서실장이 대통령과 이야기해서 결정하면 되는 식”이라며 “청와대측에선 유연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는데 그 정도로 시스템화 돼 있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한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청와대 비서실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비서실에서 해야 할 다른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 부처 중에 장기적인 국가 발전 전략이라든지 앞으로 우리가 먹고 살 문제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곳이 없다”며 “비서실에서 내각을 총괄하려고 하지 말고 전략 부처를 하나 만들든 각료들로 구성을 하든 청와대가 ‘국가 100년 전략위원회’ 같은 호흡 긴 싱크탱크 같은 조직을 만들어서 관련 있는 정부 부처와 협업을 하는 식으로 방향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근본적으로 청와대 비서실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고, 또 이렇게 할 경우 직급도 더 낮춰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인사, 조직, 예산과 같이 힘이 센 곳은 힘을 빼주고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곳은 오히려 지금보다 힘을 더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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