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의 단호한 거절‥“146조원 너무 헐값”

브로드컴의 인수제안 공식 거부 성명
포기 않는 브로드컴, 인수 가격 더 높일 듯
  • 등록 2017-11-14 오전 6:52:19

    수정 2017-11-14 오전 8:17:21

퀄컴은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 최강자로 알려져 있다. /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세기의 인수합병이 일단 멈췄다. 스마트폰 반도체업체인 퀄컴이 브로드컴이 제시한 1030억달러의 인수제안을 거부했다. 정보기술(IT) 업계의 인수합병으론 사상 최대 금액이지만, 퀄컴은 “헐값”이라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은 성명을 통해 “브로드컴이 제시한 인수가는 모바일 테크놀리지 시장에서 퀄컴의 지배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사회의 만장일치의 신념”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주주들에게도 “이번 인수제안은 브로드컴이 무선 칩 제조업체를 저가에 구매하려는 기회주의적 움직임”이라고 비판하는 편지를 보냈다.

브로드컴은 지난 6일 퀄컴에 주당 70달러의 지분 인수를 공식 제안했다. 현금으로 60달러를, 브로드컴 주식으로 10달러를 각각 지급하는 조건이다. 지난 2일 퀄컴 종가에 28%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이번 인수 가격에는 퀄컴 부채 승계가 포함돼 있다. 부채를 포함하면 브로드컴의 실제 퀄컴 인수 가격은 1300억달러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145조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퀄컴은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부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의 최강자다. 표준기술특허를 포함해 통신 관련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퀄컴을 인수해 통신칩과 AP를 합한 ‘원칩’ 형태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퀄컴은 인수 가격이 너무 낮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퀄컴은 특허료 문제로 각종 소송에 직면해 있다. 이미 중국에서 60억8800만위안(1조500억원), 한국에서 1조300억원, 대만에서 234억 대만달러(87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데 이어 유럽과 미국의 경쟁 당국도 퀄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퀄컴의 최대 고객인 애플은 “특허료가 부당하다”며 올 초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앞으로 퀄컴 칩을 쓰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이슈들 때문에 퀄컴의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시점을 골라 인수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브로드컴의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는 퀄컴 이사회의 합병 반대 결정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주요 고객으로부터 이 합병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얻었다”면서 “우리의 인수안은 퀄컴 주주들에게 제공되는 가장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제안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들의 반응에 고무돼 있다”고 반박했다.

브로드컴은 인수를 그만둘 생각이 없다. 퀄컴 대주주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로드컴은 인수제안 거부에도 불구하고 인수 작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라며 “퀄컴의 인수제안 거부는 브로드컴에 인수 가격을 높이라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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