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인터뷰]①“한국 IT 아직 갈 길 멀어...‘질적 빅3’ 될 것"

김용욱 한화S&C 대표이사 인터뷰
IBM서 30년 샐러리맨...대기업 IT CEO로 변신
  • 등록 2016-07-19 오전 7:00:02

    수정 2016-07-19 오전 7:00:02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내실이 부족합니다. 덩치를 불리는 데는 하드웨어(HW) 중심의 전략이 주효했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가야 합니다.”

한화(000880)그룹 계열 IT서비스 회사 한화S&C의 김용욱 대표이사는 18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요새 화웨이, 샤오미 같은 업체들을 보면 HW뿐만 아니라 SW 경쟁력도 상당하다”며 “지금까지 우리는 HW로 외적 성장을 하다 보니 많은 한계가 있다. SW 인력양성과 기술 확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용욱 한화S&C 대표이사가 을지로 한화S&C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한국 IT, HW 중심 발전…내실 부족해

2001년 설립된 한화S&C는 작년 기준 연매출 약 9000억원 규모의 IT서비스 회사다. 그룹이 강점을 가진 신재생에너지 발전, 하이브리드 전력공급 시스템 등에 특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굴지의 글로벌 IT기업 IBM 한국지사에서 샐러리맨으로 30여년을 일한 IT전문가 출신. IT업계에서는 드물게 평직원에서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자 한국 IT의 통사를 쭉 봐 온 산 증인이다.

김 대표의 한국 IT 발전 전략에 대한 열변은 계속됐다. 그는 “기술과 사업 역량, 즉 IT와 비즈니스가 접목이 되는 상황인데 우리는 기술도 부족하고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보니 발전 속도가 과거처럼 빠르지 않다”며 “국가가 성장하려면 대기업들이 사업적 역량 갖추고 중기를 끌고 나갈 필요가 있다. 대기업을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시장을 끌고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업황에 CEO 취임…대내외 악재 개선 노력

그가 한화S&C의 CEO로 취임한 2014년 IT 서비스 업계는 최악의 상황. 대기업 상호출자제한기업의 공공 시스템통합(SI) 사업 참여를 금지하는 내용의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됐고, 한화를 비롯해 삼성, LG, SK, 롯데 등 대기업 IT서비스회사들은 대규모의 공공 SI 사업을 포기하고 각자도생에 나서야 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IT 효율화 측면에서 IT 조직을 통합시켜서 별도 IT서비스회사로 만들었는데 회사 자체 IT 역량을 대외 사업으로 활용하고 발전시키는 ‘체력’이 부족했다. 각 그룹사마다 울타리를 치고 있는 환경도 문제였지만 정부도 규제 일변도로 접근할 뿐 IT서비스 산업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CEO 임기를 시작했지만 위기 속에 오히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 대표는 “IT전문기업으로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했는데 대내외적인 환경이 너무 어렵더라”며 “하지만 IBM에서 본 한국 IT 기업의 아쉬웠던 측면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돌아봤다. 그 아쉬웠던 점은 IT의 발전 속도에 비해 기술과 사업 역량 모두 잘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

에너지IT·P2P 금융…양대 신성장동력으로 급성장 기대

김용욱 대표는 한화그룹의 양대 축인 에너지와 금융쪽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자사가 기술적 강점을 가진 신사업에 역량을 쏟아부었다.

두 사업은 2년여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한화S&C는 지난 5월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와 충남 홍성군 죽도에 신재생에너지 자립섬을 준공하는 등 에너지 IT분야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죽도는 태양광 기반의 클린 에너지를 100% 자급자족하는 클린 섬으로 거듭나게 된다. 지난 2월에는 중국내 핀테크 기술을 선도하는 P2P 대출 기업 디엔롱과 글로벌 P2P 금융 사업을 위한 합작벤처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IT서비스업체들은 이제 SI 사업만으로는 미래가 없다. 기술 기반 서비스형 사업으로 가야만 오늘의 어려움을 탈피할 수 있다”며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에너지와 IT의 시너지를 노리고 센터 설립 취지에 맞게 스타트업 기업들과 함께 새로운 신재생 에너지 기반 상생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 홍성군 죽도 신재생에너지 자립섬
금융 사업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해보지도 않은 업종을 갖고 해외 진출하는 업체들이 있는데 어불성설”이라며 “금융 IT쪽에 남들에 뒤지지 않는 역량을 국내에서 쌓아 온 우리는 이번 합작벤처를 통해 디엔롱이 이미 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 동남아 P2P 금융 시장에서 새 성장동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취임 당시 ‘IT서비스 빅3 업체가 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본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김 대표는 “매출 규모에서 기존 빅3를 제치기는 힘들고 기술적 측면에서 3위에 오르겠다는 얘기”라며 “이제 세계 업체들과 경쟁하는 IT 환경에서 우리 역량도 글로벌 수준을 따라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3위 전략’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S&C는 앞으로 기술적 전문성 전략에 따라 요새 IT 업계의 화두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쪽에도 광범위한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이끌어 나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미래에는 어차피 IT는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되는데 클라우드 기반 빅데이터를 활용해 핀테크든 에너지든 여러 파생 사업에 접목해 나가야 한다”며 “결국 IT의 갈 길은 플랫폼과 SW로 한화S&C를 이 부문에 강점을 가진 강한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욱 한화S&C 대표이사

△1957년생 △1976년 서울고 졸업 △1980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1983년 한국IBM 입사 △1992년 한국IBM 제조유통산업 영업본부 부장 △2000년 한국IBM 제조장치산업 영업본부 실장 △2006년 서울대 경제학과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2011년 한국IBM 비즈니스 파트너사업 영업본부 부사장 △2014년 한화S&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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