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맛보기] ‘된다·안된다’ 분출하는 대선 시나리오 총정리

-정치는 생물? 대선 1년여 앞두고 각종 설 난무
-반기문, 무소속 출마부터 與대선후보 직행설
-文·安 단일화 여부부터 潘 ·安 단일화설까지
-제3지대론 분출에 김종인 향후 행보도 관심사
  • 등록 2016-10-02 오전 11:00:00

    수정 2016-10-02 오전 11:00:00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차기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여야 정치권에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반기문 무소속 출마설에서부터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불가론, 반기문·안철수 역단일화론까지. 한둘이 아닙니다. 밑도 끝도 없어 보이지만 대선의 계절이 가까워질수록 정치판의 합종연횡을 고려한 시나리오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기존 정당을 제외한 제3지대 중심의 정치권 새판짜기도 꾸준히 거론됩니다. 별다른 실체가 없다는 분석에도 끊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면서 정치권 한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정계개편 시나리오 중에서 그래도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역시 유력후보들의 짝짓기입니다. 야권후보 단일화 관점에서 보면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가장 유력해보이지만 쉽지 않다는 전망이 적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있는 반기문·안철수 단일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기존 정당을 제외한 제3지대론은 물론 국민의당 확대 개편설 등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여의도 안팎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굵직굵직한 것들만 계산해도 대여섯 개는 되는 것 같습니다. 단일화 방정식을 둘러싼 대선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은 역설적으로 30% 중후반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대선판의 절대 강자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반기문, 무소속 출마설부터 새누리당과 보수후보 단일화

각종 대선시나리오에서 가장 관심은 여야 차기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반기문의 선택입니다. 과연 새누리당일까요? 엄밀하게 말하면 반기문이 내년 1월 국내로 돌아오더라도 당적이 없는 무소속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새누리당 친박계가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면서 반기문은 보통 새누리당 유력 차기주자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새누리당과 너무 밀착하는 것은 향후 정치행보에서 외연확대나 지지율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기문의 입장에서는 귀국과 동시에 곧바로 새누리당에 입당하는 것보다는 기존 정치권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무소속 대선후보로 나서 중도층을 최대한 확보한 뒤 새누리당과 짝짓기를 마무리한다는 구상입니다. 내년 하반기 야권의 대선후보군을 지켜본 뒤 결정적 순간에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보수후보 단일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반기문의 무소속 출마를 예측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가능하다 vs 불가능하다’

문재인과 안철수는 야권의 유력 차기주자입니다. 두 사람 모두 2012년 대선에 출마했습니다. 대선 막판 단일화가 이뤄졌는데 문재인이 단일후보로 나섰고 결과는 알다시피 박근혜에게 패배했습니다. 2017년 대선은 어떻게 될까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문재인, 안철수의 단일화가 어떤 우여곡절을 겪던 결국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87년 대선 당시 양김분열로 정권교체에 실패했던 사례를 차기 대선에서 되풀이할 수 없다는 야권 지지층의 열망이 녹아있습니다. 실제 야권은 후보단일화나 연대 없이 대선에서 승리한 적이 없습니다. 97년 대선 당시 김대중은 김종필과 손을 잡았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은 실패로 돌아가긴 했지만 대선과정에서 정몽준과의 단일화를 성사시켰습니다.

반대로 문재인, 안철수 단일화 불가론도 상당합니다. 2012년 대선 당시 단일화 과정의 진통과 이후 책임공방, 새정치민주연합 창당과 분당, 20대 총선을 거치면서 불거진 양측의 갈등과 앙금이 단일화를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논리입니다. 지지층의 적대적인 감정을 고려할 때 단일화는 시너지 효과보다는 탈락 후보 지지층의 사표 심리를 유발시킬 수도 있습니다. 야권 일각에서 이른바 3자구도 필승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두 후보가 각개약진하면서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면 유권자들이 알아서 될 사람을 밀어주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관측을 깔고 있습니다.

◇‘더 이상 대세론은 없다’ 여야 모두 제2의 노무현 탄생설

한국 대선이 흥미로운 것은 이른바 역동성입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올 때 사람들의 관심은 급증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노무현입니다. 2002년 대선에서 이인제의 대세론을 꺾고 이른바 노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17년 대선에서도 제2의 노무현을 노리며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야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유력주자인 반기문, 문재인, 안철수를 누를 경우 파괴력이 엄청나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제2의 노무현 탄생입니다. 밑바닥 지지율에서 시작해 대권까지 쟁취하는 것은 아주 멋진 일입니다. 새누리당에서는 반기문을 제외한 나머지 주자가, 더민주에서는 문재인을 제외한 나머지 주자가,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를 제외한 나머지 주자가 각각 선출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본선 파괴력을 감안할 때 새누리당에서는 남경필, 유승민이 그리고 더민주에는 안희정, 김부겸이 주로 언급됩니다. 국민의당이 다소 애매한데 제3지대론 확대개편 과정에서 손학규의 경선 참여를 전제로 이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 국민적 지지율과 당내 세력분포를 보면 반기문, 문재인, 안철수이 워낙 강력해 현실성은 매우 떨어집니다.

◇‘문재인 포위 전략’ 반기문+안철수 역단일화

차기 대선이 3파전 구도로 진행되면서 반기문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이뤄진다는 것도 요즘 뜨고 있습니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여론이 커지면서 180도 전혀 다른 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영남) 반기문(충청) 국민의당(호남) 안철수(수도권)을 연결짓는 것은 환상적인 정치공학입니다. 너무나 이질적인 조합이기 때문에 허무맹랑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습니다. 권력분산과 개헌을 전제로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기문, 안철수 단일화의 특징은 문재인 포위전략입니다. 대선 막판 문재인이 1위를 달린다고 가정할 경우 반기문과 안철수가 각각 독자적으로는 문재인에게 승리할 수 없고 힘을 합칠 경우에 승리한다는 전제가 충족돼야 합니다. 여야 적극적 지지층의 적잖은 반발은 예상되지만 시대의 화두인 연정과 협치는 물론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지역구도 극복과 동서화합을 명분으로 잠재적인 파괴력은 더 클 수 있습니다.

◇김종인, 제3지대론 킹메이커 vs 플레이어

김종인은 현존하는 여야 정치인 중 최고 고수입니다. 2012년 대선에서는 이른바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든 일등공신이었습니다. 2016년 4월 20대 총선에서는 야권분열로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더불어민주당의 구원투수를 맡아서 원내 제1당을 만들어내는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이 때문에 내년 대선국면에서 김종인의 발걸음이 어디를 향하느냐는 매주 중요한 대목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김종인이 야권의 킹메이커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높습니다. 실제 여야 유력한 차기주자 중 김종인과 만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종인이 킹메이커가 아니라 직접 킹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종인은 “킹메이커 역할은 지난 대선을 끝으로 더이상 안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킹메이커가 아니라면 그의 역할은 뭘까요. 바로 대선 등판론입니다.

◇국민의당 중심의 제3지대 확대 개편론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이후 불거진 한국정치의 후진적 구조를 고려할 때 현 정치체제로는 안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정계개편론이 끊임없이 불거집니다. 이른바 제3지대론입니다. 개헌과 정치권의 합종연횡이 전제돼야 합니다.

국민의당 중심의 제3지대론이 있습니다. 당 내부에서는 안철수가 독주하고 있지만 당 바깥으로 보면 반기문, 문재인에 여전히 뒤쳐집니다. 집권을 위해 다른 정치세력과의 연대는 필수적입니다. 새누리당 비박계의 이탈이나 더민주 추가 탈당파가 나올 경우 국민의당은 파이를 키울 수 있습니다. 제3지대론이 활성화될 경우 국민의당이 깃발을 들고 이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관건은 안철수의 기득권 포기가 전제돼야 나머지 주자들이 가능성을 가지고 뛰어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與 재집권 반대’ 野 주자 모두 모여라 ‘원샷 통합경선’

마지막으로 야권의 원샷 통합경선론이 있습니다. 야권의 모든 유력주자들이 모여서 한 번에 대선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입니다. 문재인, 안철수, 손학규는 물론 통합경선에 참여하는 차기 주자들이 많을수록 야권 단일후보로서의 정통성이 커집니다. 명분은 새누리당의 재집권 반대입니다. 성사만 된다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와 단일화를 둘러싼 불협화음이 없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통합경선의 시기와 방법을 놓고 합의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전망은 시나리오에 불과합니다. 한마디로 ‘믿거나 말거나’ 수준이라는 겁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 현재까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반기문 vs 문재인 vs 안철수의 3자 대결입니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입니다. 앞선 후보는 지지를 더 확장시켜 보다 안정적인 구도를 원합니다. 뒤쳐진 후보는 어떻게든 판을 뒤흔들어서 변화를 노립니다. 1년 2개월여 가량 남은 차기 대선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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