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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검팀은 그동안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삼성 등 대기업과 대통령의 뇌물 수수, 정유라 씨의 이화여자대학교 입시 비리,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등 의혹을 파헤쳐 왔다.
특검팀은 최근 블랙리스트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회증언·감정법위반(위증) 등 혐의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나란히 구속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설 연휴가 끝나는 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처럼 특검팀의 ‘자비 없는’ 전방위 수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막지 못하고 있다. 특검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역시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슈퍼 특검’으로 불리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박영수 특검팀이 사용하는 예산은 얼마나 될까?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번 특검팀이 약 24억9900만원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금액은 특별검사 1명, 특별검사보좌관(특검보) 4명, 특별수사관 40명, 파견검사 20명, 파견공무원 40명 등 105명의 인건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특별검사, 특검보, 특별수사관 등 45명은 4개월 동안 약 15억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직급 보조비, 급식비 등 각종 운영경비 약 10억원을 합치면, 이번 특검팀의 총 예산은 역대 최고액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가장 많은 예산을 쓴 특검팀은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으로, 당시 총 23억8000만원을 사용한 바 있다.
하지만 박영수 특검팀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열기 위해 밤낮없이 수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단지 ‘돈’ 때문만은 아니다.
법조계 전문가 다수에 따르면 특별검사와 특검보의 급여는 실제로 많은 수준은 아니다. 특히 지검장급 대우를 받는 특검보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한데, 이는 특검팀의 구성원인 특별수사관, 파견검사, 파견공무원과 달리 특검보는 민간인 신분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물론 특검보의 월급 734만원은 적은 금액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경력을 보유한 변호사가 사건 수임으로 같은 기간에 벌 수 있는 금액과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결국 다른 사건을 맡지 못하게 됨으로써 큰 기회비용을 치르게 되는 특별검사와 특검보의 수사 원동력은 ‘사명감’과 ‘정의 실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다.
이는 박영수 특검팀의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의 브리핑에서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16일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공식 발표하면서 “국가의 경제가 우려되기도 했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가 전한 이 단 한 문장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많은 이에게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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