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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스캔들에 증권사들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제시에 머뭇거리는 사이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사자’ 행렬과 기관·외인의 ‘팔자’ 행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이 던진 주식을 저가 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개미들이 ‘에라 모르겠다’며 받는 형국이다. 새로운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반전 가능성이 크지 않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기관·외인이 던진 엔터株 받아든 개미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YG엔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90% 하락한 3만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YG엔터 주가는 승리의 경찰조사가 본격화한 이주 들어 17%나 떨어졌다. 성접대 의혹 수사 착수 전날인 지난달 25일로 범위를 넓히면 24.8% 급락세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8638억원에서 6492억원으로 13거래일 만에 2146억원 넘게 증발했다. 연초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39위에서 65위로 수직 낙하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개인투자자와 기관·외국인이 투자방향을 반대로 잡고 있다는 점이다. 승리 성 접대 보도가 나온 지난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기관은 701억원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외국인 매도금액(50억)까지 합치면 750억원 규모다.
이러한 흐름은 엔터주(株) 3대장으로 꼽히는 에스엠(041510)(SM)과 JYP Ent.(035900)(JYP)에도 나타났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3월 11~15일) 기관은 YG엔터 주식 529억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주간 기관 순매도 1위(금액 기준)에 올렸다. 주간순위 2위를 차지한 SM(446억원)과 7위 JYP(134억원)까지 합치면 총 1109억원 어치를 시장에 팔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YG엔터 주식 806억원을 쓸어담으며 주간 순매수 종목 2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를 기록한 에스엠(488억원)과 8위를 차지한 JYP(147억원)를 합치면 무려 1441억원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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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진영의 투자성향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차후 투자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반면 개인이 사들인 종목들은 3개 종목(신라젠(215600), YG엔터(122870), 에스엠(041510))이 내리고 2개 종목(에이비엘바이오(298380), 셀리버리(268600))이 올랐다. 급락과 급등을 오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단기간 고수익’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엔터 업계에 드리운 악재가 잠잠해지고 후속 가수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경우 떨어진 주가를 단번에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엔터 업계를 바라보는 사회적 공분이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터주에 나타나는 개인 매수세는 주가 급락에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 성향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최근 경찰조사가 본격화하며 추가 혐의가 더해지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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