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준 목표에 못미치는 인플레이션 상황 하에서도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앞으로 인상속도를 유지하겠다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신호를 내놓자 이번에는 연준내 비둘기파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인플레이션이 더 올라올 때까지 금리 인상을 서둘러선 안된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달아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나홀로 반대표`를 행사했던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날 연은 웹사이트에 게재한 에세이를 통해 “만약 연준이 실제 지표를 근거로 삼아 인플레이션을 전망한다고 하면 이번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말았어야 했다”며 자신이 금리 인상에 반대한 이유를 낮은 인플레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최근 하락하고 있는 상황을 좀더 관망하면서 언제쯤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정책목표에 도달할 것인지를 살펴보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용시장 상황이 개선돼 실업률이 하락하면 그에 반비례해서 물가 상승률이 올라간다는 필립스 곡선 이론에 대해서도 이들은 옐런 의장과 반대 의견을 보였다. 기자회견에서 옐런 의장은 최근 이어지는 고용시장 개선이 향후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 인상의 정당성을 설명했지만 이날 캐플란 총재는 “최근 필립스 곡선이 평탄해지고 있다”며 이같은 역(逆)의 상관관계에 대해 신뢰도를 다소 낮췄다. 카시카리 총재의 경우에는 연준이 60년이나 묵은 필립스 곡선 이론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연준 인사들의 태도를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