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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위쪽이냐, 아래쪽이냐. 거의 한 달 만에 1120원대로 레벨을 낮춘 원·달러 환율이 재차 제자리찾기에 나선다. 환율 상승과 하락을 견인할 수 있는 이슈들이 동시에 산적해 있다는 게 변수다.
16일 원·달러 환율은 각종 불확실성을 염두에 두고, 1120원 중반대에서 무거운 박스권 흐름이 유력해 보인다.
먼저 환율 상승 쪽. 눈여겨볼 이벤트는 오는 18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알리는 행사다.
이 행사 자체도 주목되긴 한다. 다만 그보다 이로 인한 북한의 추가 도발 여부와 이 때문에 다시 국내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감돌 지가 포인트다. 북한은 최근 한 달간 이렇다 할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환율 하락 요인도 만만치 않다. 최근 들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부쩍 커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대체적인 방향성은 아래쪽이라는 게 시장 인사들의 분석이다.
이 와중에 관심이 모아지는 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다. 미국은 이르면 환율보고서를 이번주 초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보고서 이슈가 주목되는 건 우리 외환당국의 시장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이 미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 1120원 중후반대에서는 저점 인식이 강해 달러화 매수 수요가 몰렸지만, 그럼에도 방향은 아래쪽을 더 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밤 역외시장에서는 원화가 소폭 강세였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6.1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8.90원)와 비교해 2.45원 하락한 것이다.
미국의 지난달(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인식 때문이다.
서울외환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변수는 매우 복잡하고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극도의 경계감 속에 소폭 하락한 1120원 중반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