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38분 달릴 거리… 춘천, 서울의 이웃이 된다

7월10일 개통… 미리 달려본 ''서울~춘천 고속도로''
터널·교량 위주로 이어진숲 속을 달리는 도로…
관광·레저·물류 등 대변혁의 길이 열린다
  • 등록 2009-06-10 오전 11:15:00

    수정 2009-06-10 오전 11:15:00

[조선일보 제공] 아침 6시50분, 서울 강남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춘천행 첫 버스를 타면 8시20분 전후해 춘천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신호등 '운'이 좋으면 8시10분에도 가능하다. 하지만 오는 7월10일부터 '1시간20분'의 기록은 대폭 단축된다. 서울~춘천 고속도로(경춘고속도로) 개통으로 38분내 주파가 가능한 것이다. 그것도 규정속도인 시속 100㎞를 지키는 모범운전자들의 경우다. 7월10일 이후의 춘천은 더 이상 '조금 먼' 낭만과 호반의 도시가 아니다. 마음이 조금 울적해도 가볍게 핸들을 잡고 찾을 수 있는 '인근 호수 공원'이 된다.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7월10일 개통을 앞두고 경춘고속도로를 달려봤다.

▲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오는 7월10일 조기 개통된다. 막바지 정리 작업이 한창인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춘천시 제공

◆서울 외곽에서 춘천까지 38분

도로 양쪽에 산이 끝없이 이어졌다. 시원한 바람과 맑고 상쾌한 공기가 길을 채우고 있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말 그대로 자연 속을 달리는 도로였다. 이는 고속도로 구간에 대한 상수도·환경보호 등 '각종 규제' 덕분이었다. 규제를 피하다 보니 '구름 위를 달리는 고속도로'란 별명을 얻었다.

실제 친환경적 공사를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터널과 교량 위주로 건설됐다. 이 도로는 서울에서 최단시간에 강원도 내륙을 직접 연결하는 접근로라는 점에서 관광과 물류체계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 입장에서 고속도로의 시작점은 강일IC다. 강일IC는 올림픽대로의 동쪽 끝이고 강동대교를 건너면 토평IC를 통해 강변북로를 바로 탈 수 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서울 기간 교통망은 물론 중부고속도로와도 연결되는 것이다.

강일IC에서 선동IC를 지나 1.7㎞를 가면 미사IC가 나온다. 진입부 공사 때문에 서울~춘천 고속도로 질주는 이곳 미사IC에서 시작했다. 미사IC를 타니 곧바로 시원하게 뚫린 한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서울~춘천 고속도로에서 가장 긴 교량 '미사대교(1530m)'다. 미사대교는 한강에 개통된 교량 중 가장 동쪽에 위치했다.

미사대교를 지나 조금 달리면 남양주영업소를 만난다. 입구 8차로, 출구 16차로 등 24차로로 만들어진 남양주 영업소는 조기 개통을 앞두고 각종 톨게이트 장비를 설치하는 작업이 분주했다. 남양주영업소는 앞으로 서울의 주요 관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어서 작업 인부들의 구슬땀이 더 빛나 보였다. 특히 도로 시작 부분인 강일IC와 남양주영업소까지 6㎞는 전체 구간 중 가장 시원하게 뚫려 달리다 보면 가슴이 확 트이는 곳이기도 하다.

남양주영업소를 통과하면 경기 북동부지역의 아름다운 산들이 아기자기하게 도로 양쪽을 수놓는다. 다른 내륙 고속도로와 달리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도심을 관통하지 않는 덕에 전 구간에서 쉽게 산을 볼 수 있다.

좀 더 지나면 두 번째 긴 교량 '서종대교(980m)'를 만나게 된다. 서종대교는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으로, 강줄기를 따라 펼쳐진 풍광이 일품이었다. 서종대교 직전의 화도IC를 빠져나가면 북한강변을 따라 발달한 유원지와 음식점들도 만날 수 있다.

다시 10여분 달렸을까. 막바지 공사로 분주한 도로 옆으로 탁 트인 공간과 함께 신축이 한창인 건물이 나왔다. 도로 중간 지점에 있는 유일한 쉼터 '가평 휴게소'다. 휴게소 역시 친환경 도로 콘셉트에 맞춰 나비 모양으로 디자인됐다. 휴게소 건물 앞쪽으로 물결 모양의 지붕이 나비의 날갯짓을 형상화했다는 것이다.

가평휴게소를 빠져 나오면 고속도로 구간 중 가장 긴 '미사터널(2193 m)'이 눈에 들어온다. 이 터널의 중간 지점이 경기도와 강원도 경계다. 눈으로 도(道) 경계를 알 수 있는 첫 번째 명물은 교량 위에 교량이 가로지르는 '발산1교'다. 발산1교는 홍천과 춘천을 잇는 충의대교 위를 지나간다. 교량 위에 교량이 놓이면서 교각이 대나무처럼 곧게 뻗어 장관을 연출한다. 창문을 열고 있으면 시원한 홍천강 바람이 미간을 간지럽힌다.

발산1교를 지나 터널 3개를 빠져나오면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유명한 국민관광지 강촌으로 연결되는 강촌IC가 나온다. 이후 남춘천IC까지는 경기도에 이은 강원도의 산을 구경하면서 달릴 수 있는 구간이다. 남춘천IC는 고속도로의 끝부분으로, 도로 이용료를 정산하는 동산영업소와 연결된다. 동산영업소를 통과하면 다시 국도를 이용해 춘천으로 이동하는데 20분 가까이 소요된다. 그러나 남춘천IC를 지나 춘천JCT를 이용하면 중앙고속도로로 옮겨 타고 바로 춘천 도심으로 진입할 수 있다.

춘천JCT 바로 옆은 조양IC다. 조양IC는 홍천과 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의 첫 관문이다. 2015년 이 도로가 완공돼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연결되면 서울과 양양이 133㎞로 가까워진다. 서울~춘천이 아닌, 서울~동해안을 불과 1시간30분 안팎이면 주파할 수 있는 시대가 기다리고 있다.

◆관광과 물류 혁명 예고

경춘고속도로 건설을 맡은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새 도로 홍보 문구를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춘천 가는 길, 서울~춘천 38분(가제)'으로 기획하고 있다. 설계속도인 시속 100㎞로 달리면 춘천까지 38분이면 도착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 이용차량의 일부 흡수도 예상된다. 부산에서 출발한 차량이 대구 금호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홍천까지 이동해 춘천JCT에서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수도권 북동부 지역에 더 일찍 도착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춘고속도로는 서울과 춘천을 잇는 국도 46호선보다 길이는 5㎞, 시간은 30분 이상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거리와 시간단축으로 승용차 1대당 1만2000원의 절감 효과가 발생해 추정 편익은 2014년 3699억원, 2024년 4545억원, 2034년 9075억원 등으로 예측됐다.

서울~춘천 고속도로㈜ 최광수 사장은 "수도권과 춘천이 가까워지면서 관광, 레저, 음식문화 등 모든 생활에서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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