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읽어주는 남자]KT, 이익 늘어도 ‘올레~’ 못해요

이익 늘었다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통신요금 인하 압력…미래부 국감서도 등장
감가상각비 지출로 이익 규모는 작아 보여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양호'
"실적 지표로 영업익 대신 EBITDA도 유용…요금 인하 주장도 일리 있어"
  • 등록 2015-09-29 오후 12:17:03

    수정 2015-10-20 오전 10:37:04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사회적 기업이 아닌 이상,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 기업이란 곳이죠. 사업해서 얼마나 벌었는지는 손익계산서상의 영업이익이란 항목으로 잡힙니다. 기업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 영업이익을 얼마나 많이 내느냐가 중요하니 경영자들은 영업실적을 높이는 것을 지상 최대의 과제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많이 나도 걱정인 기업이 있습니다. 우리가 매달 휴대전화 요금, 인터넷 이용 요금을 납부하는 KT(030200)란 회사입니다.

왜 그런지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감장에서 “이동통신 3사의 최근 가입자 1인당 평균매출(ARPU)이 연간 8%씩 성장하고 있고, 이에 따른 막대한 이익잉여금을 사내유보금으로 쌓아두고 있다”며 “기본료 폐지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지요. 영업실적이 잘 나오면 어김없이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정치권과 소비자들로부터 날아오니 쑥쑥 늘어나는 영업이익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KT는 올해 상반기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4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영업이익률로는 5.9%인데, 삼성전자(10.6%), 현대자동차(10.6%)에는 비할 바가 못되지요. 지난해 말에는 7200억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얼핏 보면 통신요금을 인하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무안할 정도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KT의 영업실적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은 통신회사 특성상 깔고 교체해야 하는 통신설비, 회선 등 유형자산의 비중이 크고, 그만큼 매년 막대한 비용을 유형자산의 감사상각비로 털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KT는 올해 상반기에만 1조 2702억원을 감가상각비로 털어냈습니다.

하지만 기계나 건물, 설비 등 유형자산 가치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으로 나눠 비용 처리하는 감가상각비는 마케팅비나 인건비처럼 실제로 현금이 나가는 비용은 아니지요. 실제로 통신설비나 회선 등을 설치하는 데 들어가는 원가는 영업비밀이라 공개하진 않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동통신사들은 통신설비의 내용연수를 7년 정도로 잡습니다. 통상 건물이나 선박 등은 30~40년 정도로 내용연수를 설정하는 것에 비하면 유형자산치고 수명이 짧은 편입니다.

즉, KT의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 보이는 것은 통신설비의 내용연수가 짧아 감가상각비로 처리해야 하는 금액이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 현금은 얼마나 들어왔을까요. KT의 현금흐름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조 7890억원에 달합니다. 영업적자가 났던 지난해에도 1조 5686억원이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들어왔습니다. 영업실적엔 아랑곳없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은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런 까닭에 KT처럼 감가상각비 비중이 높은 회사는 영업실적을 볼 때 감가상각비와 영업이익을 더한 수치인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을 사용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KT의 EBITDA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1조 364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 1179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자, 이 수치만 보면 KT는 통신요금을 내려도 될 것 같지 않나요? 물론 감가상각비도 설비 노후화에 따라 털어내야 하는 비용이라곤 하지만, 통신 요금을 받아 이렇게도 현금을 쓸어 담고 있는 것을 보면, 통신요금 인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아주 근거 없는 얘긴 아닐 겁니다.

자료 : 한국신용평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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