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귀를 의심했다"...김종인 '대선주자론'은 셀프 디스?

  • 등록 2020-06-24 오전 8:46:04

    수정 2020-06-24 오전 8:46:0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요리연구가이자 방송인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를 대선주자로 쏘아 올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통합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통합당 3선 장제원 의원 지난 23일 KBS 1TV ‘사사건건’에 출연해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대선 주자로) 백종원 씨를 얘기했다는 것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면서 “통합당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자산들, 대권 잠룡들을 희화화시키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백종원이라는 분을 거론하는 건, 쉽게 말해 ‘우리 당에는 없어’라고 얘기하면서 소중한 우리의 자산들을 폄훼하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는 끊임없이 현장에서 검증되고 검증돼야 한다”면서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난 분으로 성공한 분이 계신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과거) 바른정당이 반기문 유엔 총장을 모시고 선거를 했지만 한 달 만에 사퇴한 게 현실”이라며 “백종원이라는 얘기를 가지고 미래통합당의 소중한 자산들을 폄하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과 함께 ‘사사건건’에 출연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민주당이건 통합당이건 대권, 대통령이라는 지도자를 거론할 때 정말 그 사람이 그 시대에 걸맞은 국민의 이해와 요구를 체화한 가치와 노선, 정신, 철학을 갖고 있느냐가 우선이다. 향후 보수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고, 진영 논리를 뛰어넘어서 국민 전체를 통합할 수 있는 그릇이냐를 봐야 한다”며 “당장 누가 인기가 없느냐를 가지고 대통령을 뽑는다면 그냥 우리가 인기 투표를 해서 가장 높게 나온 사람을 후보로 각 당이 내세우면 될 일 아니겠는가? (김 위원장이) 너무 근시안적으로 접근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4.15 총선 당시 서울 광진을에 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김 위원장의 백 대표 언급에 대해 “좋은 비유, 좋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그 정도로 국민적 거부감이 없고 많은 분과 소통이 잘 되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 또는 그런 인물이 되라는 취지의 주문 아니겠나”라고 해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말을) “굉장히 새겨듣고 있다. 분발하라,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정권 재탈환 불가능하다, 더 노력하라, 이런 메시지로 해석한다”며 “(서운함이) 없을 리는 없다. 언젠가는 선거를 치러야 하고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기는 사실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2018년 10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기부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그런가 하면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에 발언에 대해 “김종인 대망론을 그 스스로 키우고 있다고 본다”고 풀이했다.

정 의원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백종원은 어떠냐? 에이 백종원이 어떻게? (음 그럼 김종인!) 이런 속셈인 것 같은데…”라며 “(김 위원장이) ‘여권에선 이낙연이고 야권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그렇다면 결국 김종인으로 가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속으로 김칫국 마시고 있지 않을까?’라고 나는 추론한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차기 대선후보로 백 대표를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에 올랐다.

조수진 통합당 대변인은 전날 SNS를 통해 “지난주 금요일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례대표 의원들 간 점심 간담회가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참석자들의 관심은 당연히 차기 대선으로 모아 졌다”며 “아직 미래통합당에는 두드러지는 대선주자가 마땅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웃으면서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때요?’라고 했다”며 “이에 일부 참석자들은 ‘지난 총선 때 여당에선 서울 강남 지역에 공천을 준다고 제안했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계속 웃으면서 ‘백종원 씨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분인 것 같더라. 싫어하는 사람이 없던데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조 대변인은 “김종인 위원장은 24세 때 선거에 나선 조부 가인 김병로 선생의 비서실장 역할을 한 점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1997년 대선 때부터는 대세론이 끝까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했다”며 “저는 대선 2년 전 현재 시점의 대세론은 크게 의미가 없으며, 대선주자 등 유력 정치인은 인지도와 인기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혐오도 적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 정도로 이해했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이 화제가 되자 백 대표는 “(대선은) 꿈도 꿔본 적 없고 나는 지금 일이 제일 재밌고 좋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너무 당황스러운 이야기라 웃어넘겼는데 보도가 회자가 많이 돼서 혹시 오해받을 일이 생길까 봐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대표를 향한 통합당의 짝사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통합당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올해 4·15 총선을 목표로 ‘인재 모시기’에 시동을 걸면서 백 대표를 비롯해 ‘코리안 특급’ 박찬호, ‘피겨 여왕’ 김연아 등을 영입 후보 데이터베이스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들의 의사를 확인한 건 아니었다.

당시 한국당 측에서도 “사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본인 의사와는 관계 없는 짝사랑 명단”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선거 때만 되면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지난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자신에게도 비례대표 제안이 있었다고 밝힌 백 대표는 당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행자가 “지금 총선 때인데 어디 비례대표 제안이 있었냐”고 묻자 “아이고, 큰일 날 소리하지 마세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제 아들을 걸고 정치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백 대표는 재차 “(정치에) 전혀 관심 없다”고 강조하며 “주변에서 정치하라는 제안이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만약에 제 아이들이 이름을 바꿨다고 하면 ‘혹시 저거 정치하려나’ 생각해달라. 하지만 그럴 일 없다. 자기 맡은 일만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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