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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중국)=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인구가 3300만명에 달하고 면적은 한반도 전체에 버금가는 세계 최대 규모 직할시 중국 충칭(重慶). 충칭공항에서 양쯔강 상류를 지나 차로 한시간 정도 달리면 사핑바구 내 보세구산업지구가 나온다. 보세구산업지구는 충칭은 물론 중국 제조업의 핵심 기지로,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생산기업 팍스콘 공장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올해 시진핑 중국 주석은 새해 첫 시찰지로 충칭에 들러 중국 경제의 장기적 발전에 충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팍스콘이 22일 최초로 베일에 싸여 있던 자사 공장 문을 한국 언론에 열었다. 팍스콘은 대만 최대기업 홍하이의 자회사로 중국 각지에서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장 개방은 한국 IT서비스 기업 SK㈜ C&C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다. 팍스콘은 SK(034730)㈜ C&C와 함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시범 구축, 오는 5월 도입할 예정인데(이데일리 1월21일자 보도 참조) 본격 착수에 앞서 한국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아직 초기 단계라 팍스콘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로 변모한 모습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철옹성처럼 자사 설비를 꽁꽁 숨겨 왔던 팍스콘 핵심 공장에 미디어가 발을 디딘 것 자체가 뉴스인 셈.
팍스콘 공장이 위치한 사핑바 보세구역 A구에 들어서니 고속도로 톨게이트처럼 거대한 문이 있었다. 보세구역 전체를 들어가는 관문인가 했으나 그게 팍스콘 공장의 정문이라고. 팍스콘 공장의 면적은 상상을 초월했다. 약 131만㎡ 규모니 여의도의 절반 정도 되는 셈이다. 충칭 공장은 홍하이그룹의 제조 거점으로 2만4000명이 근무하며 글로벌 기업 H사의 프린터·모니터를 전문 위탁 생산한다. 연매출은 2조원대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공장은 중국 광둥성 심천 등지에 있다.
팍스콘은 세세한 플라스틱을 아웃소싱에 맡기는 여타 제조사와 달리 A부터 Z까지 모든 부품을 다 직접 만드는 게 특징. L5는 플라스틱 주조를 통한 부품을을 전자동 생산하고 있었는데 20여명의 직원이 생산물을 담아 포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위해 현지에 나와 있는 김광수 SK㈜ C&C 부장은 “아마도 우리가 그리는 스마트팩토리의 모습은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자동으로 하고 사람은 최소한의 일을 돕는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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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 SK㈜ C&C 스마트팩토리 사업담당 상무는 “복잡한 전자부품을 다루는 공장이 생산방식을 바꾸는 건 엄청난 모험”이라며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충칭 공장에 시험해 보고 중국 내 전역 확대를 노리는 것이 팍스콘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설명했다.
아쉽게도 실제 완제품을 만드는 L10 구역은 회사 측이 더 공개하지 않아 볼 수 없었다. 이 구역은 실제 스마트팩토리가 구축 완료되면 현재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할 것으라고 SK 측은 밝혔다.
SK 관계자는 “팍스콘이 그간 근로환경 관련 좋지 않은 이슈로 외신에 오르내렸는데 외국 미디어에 공장을 공개한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라며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 사람과 IT가 공존하며 효율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마트 팩토리=자동화를 통해 제조 인력을 최소로 투입, 제조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신개념 IT서비스다. ‘규모의 경제’라는 용어로 대표되는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개인 맞춤형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도 이윤을 더 남길 수 있는 제조업의 미래 기술이다.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려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이 필수다. 공장 설비와 부품이 스스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상황에 따라 알아서 생산 자동화를 구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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