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제주항공을 이용해 김포에서 제주로 가려던 이모씨는 출발시간 5분 전 결항 안내를 받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환불을 받으려도 워낙 많은 사람이 몰려서 공항도 콜센터도 불통인 가운데 결항확인서에만 서명했다. 이후 항공편은 물론 미리 예약해 둔 현지 렌터카와 숙박업소에도 연락해 환불을 요청했다.
기체 결함 등 과실이 아닌 천재지변인 만큼 수수료나 추가 편의는 없었다. 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은 고스란히 날렸다.
이씨는 “출항 직전 지연도 아니고 항의하는 손님도 있었지만 공항이 막힌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 때문에 모두 수긍하고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제주공항에서는 1000여 명의 항공기 예약자가 23일부터 공항 폐쇄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며 노숙했다. 인근 교통·숙박도 마비돼다. 24일 오전 폐쇄 기간이 하루 연장됐다는 소식에 낙담하며 제각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발이 묶인 이용객 불편 해소에 나섰다. 공항 안내데스크에선 교통편과 숙박시설을 안내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통역요원도 배치했다. 24일 새벽부터 제설작업도 재개됐다. 제설차 8대와 인원 200여 명이 동원됐다. 그러나 제설 차량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리고 강풍까지 불고 있다.
항공사도 비상이다. 각 항공사 국내선 담당 부서는 23일부터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기상 상황이 좋아지기 전까진 운항 재개가 불가능하지만 예약 고객에 대한 결항 안내와 환불 등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기상 악화에 따른 제주공항 폐쇄로 23일 이곳을 출발·도착 예정이던 항공편 296편과 24일 정오까지 운항 예정이던 180여편이 모두 결항했다. 24일 오후와 25일 새벽 항공편도 사실상 결항이 확정적이다.
제주공항은 여름철 태풍으로 운항을 중단한 적은 있지만 한파에 따른 폐쇄는 매우 이례적이다. 제주도에는 현재 32년 만의 최대 폭설과 함께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적설량 11㎝는 1984년 1월(13.9㎝) 이후 최대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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