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되나…금융시장 '촉각'

정상회담發 국내 금융시장 훈풍
해외 역외시장부터 한국물 가치↑
이번주 주가·원화 추가 상승할듯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기대감
"아직 낙관 일러" 냉정한 시각도
과거 정상회담 때 주가 반응 없어
  • 등록 2018-04-29 오후 3:42:25

    수정 2018-04-29 오후 4:51:10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세종=이진철 기자]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성과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가 많은 만큼 시선은 긍정적이다. 원화 가치가 오르고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가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까지 나온다. 다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냉정한 시각도 적지 않다.

환율 하락하고 주가 상승할듯

29일 금융시장과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6.9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85원)를 감안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와 비교해 8.80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간 만남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시각이 긍정적이라는 방증이다. 회담 당일인 지난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76.6원(4.3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역외시장에서는 이보다 원화의 투자 가치가 더 높아진 것이다. 27일 서울외환시장 장 마감 이후 발표된 ‘판문점 선언’까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당장 이번주 환율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거론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한 것이 놀랍다”며 “환율은 1060원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이후 부도위험지표도 낮아졌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7일 한국 외평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45.9bp(1bp=0.01%포인트)로 한달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물 투자 자산을 과거보다 ‘편하게’ 매수할 여건이 조성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원화 강세는 국내 금융시장 전반의 향방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특히 주식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회담 당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6.76포인트(0.68%) 오른 2492.40에 마감했다. 단기적으로 2500선 복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서울채권시장도 외환·주식시장만큼은 아니지만, 추가 강세(채권금리 하락)의 여지가 있다. 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주요 회담 의제들이 실제 진전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트리플 강세(원화·주식·채권 동반 강세)가 더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출신인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한국 사람들보다) 더 불안했을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까지 잘 되면 (국내 금융시장에도) 파급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나라 대외신인도의 척도인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는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를 점검하기로 했다. 무디스는 2∼3개월 내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S&P는 다음달, 피치는 하반기 신용등급 평가를 위한 연례협의를 각각 앞두고 있다. 현재 국가신용등급은 각각 무디스 기준 세 번째로 높은 Aa2 등급, S&P 기준 세 번째로 높은 AA 등급, 피치 기준 네 번째로 높은 AA-등급이다.

최근 6거래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 추이다. 남북 정상회담 당일인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4.3원 하락한(원화 가치 상승) 1076.6원(4.3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북 정상회담 직후 뉴욕 역외시장 상황을 반영하면,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로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있다. 출처=마켓포인트


“낙관론은 이르다” 냉정한 시각도

하지만 마냥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남북 관계는 단기 이슈가 아니다. 특히나 경제 협력은 중장기적인 과제이며, 지정학적 불안감이 완전히 가셨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대감만 갖고 남북 협력의 미래 가치를 곧바로 가격에 반영하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 때 주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정상회담이 있었던 2006년 13~15일 당시 코스피 지수는 845.81에서 770.95로 오히려 내렸다. 미국발(發) IT 버블 붕괴 충격파 탓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인 2007년 10월 2~4일 코스피 지수도 정상회담 첫 날만 1962.67에서 2014.09로 급등했을 뿐 그 이후에는 반응이 없었다.

27일 당일 국내 트리플 강세장도 정상회담 못지 않게 뉴욕 증시 급등과 미국 금리 하락의 영향이 컸다는 게 금융권 인사들의 관측이다.

<용어 설명> 코리아 디스카운트

외국인 투자자가 원화·주식·채권 등 한국물 자산에 투자할 때, 주로 지정학적 리스크 탓에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현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 해외 주요국의 주식값과 채권값 등에 비해 한국물 자산의 가격이 낮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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