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비용 없어서…화장실에서 애 낳고 죽인 20대 부모

낙태하려했지만 수술비용 마련 못 해
화장실서 아이 태어나자 질식시켜 사망
  • 등록 2023-04-25 오전 9:51:55

    수정 2023-04-25 오전 10:39:45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낙태비용이 없어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고 질식시켜 죽인 20대 부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2부(최태영 정덕수 구광현 부장판사)는 영아 살해 및 사체 은닉 혐의로 기소된 친모 A(22)씨와 친부 B(21)씨에게 1심과 같이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두 사람에게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의 운영, 취업, 노무 제공 금지를 명령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사진=게티 이미지)
살해된 영아의 친부모인 두 사람은 20대 초반 연인 사이로 지방에서 상경해 동거 중이었다. 2020년 6~7월쯤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결혼하지 않은 채 아이를 낳아 기를 자신이 없어 아이를 포기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돈이 없어 하지 못했다.

아이는 출산 예정일보다 한 달 정도 빨리 태어났다. 당시 집에는 친구들이 놀러 온 상태였고 두 사람은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며 울음을 터뜨리자 친모 A씨는 아이의 입을 막았다. 그리고 B씨에게 수건을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그가 건넨 수건을 받아 아이의 코와 입을 막고 질식시켜 숨이 끊어지도록 했다.

아기가 죽은 것을 확인한 A씨는 B씨에게 사체를 담을 가방을 가져오라고 했다. 이들은 아이 사체를 가방에 넣고 이틀 동안 베란다 에어컨 실외기 아래 방치했다.

이 사건은 A씨 친구가 경찰에 신고하며 세상에 드러났다. 두 사람은 당초 아기가 사망한 채로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19 신고기록과 심폐소생술 흔적이 없는 점 등을 수상하게 여긴 검찰이 보완 수사를 지시한 끝에 범행이 드러났다.

A씨는 살해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아이를 고향 선산에 묻어주고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다”며 사체를 은닉할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A씨가 여러 차례 “아이를 출산하면 죽인 후 고향 집 야산에 묻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 등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는 법정에서 자신은 살해하지 않았고 방조했을 뿐이라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살해 유기 계획을 듣고도 특별히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은 B씨 역시 방조범이 아닌 공범이라고 판단했다.

(사진=이데일리 DB)
1심은 “친부모의 양육 의지나 능력에 따라 아기의 생사가 결정될 수 없고, 세상에 죽어도 된다거나 죽는 것이 더 나은 아이는 없다”며 “울음으로 태어났음을 온 힘을 다해 알렸던 피해자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보호자였던 부모에 의해 사망했고, 사체마저도 외면당했다”고 질타하며 두 사람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이들이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했고,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막연하지만 미혼모센터를 통한 입양을 염두에 뒀던 점, 친구들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 출산이 예정일보다 빨랐던 상황 등을 볼 때 범행을 의도적으로 계획하진 않았다고 봤다.

이후 두 사람은 1심 판단에 대해 지나치게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검찰 역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지만 2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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