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중요한 부분에서 서로의 입맛을 맞추지 못한 채 `독자행보`를 걷기로 하면서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겼다. 고추장을 5단계로 구분키로 해놓고는 정작 5단계를 구분하는 `매운 맛의 단위`에는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CJ제일제당(097950)과 대상(001680)은 지난해 3월 한국식품연구원과 고추장 매운 맛의 등급화를 위해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국내 고추장 시장의 1,2위를 다투는 두 경쟁 업체가 고추장의 세계화를 위해 힘을 합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1일 두 업체는 연구결과를 따로 발표하는 등 `어색한` 모습을 연출했다. 두 업체는 각기 30분의 시간차를 두고 각자 회사의 입장만을 설명하는 자료를 냈다.
CJ제일제당 측은 "1년간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해 결과도 공동으로 발표하려고 했지만 대상 측에서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상 측은 "아직 협의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합의하려 했지만 CJ 쪽에선 협의할 내용이 없다며 독자적으로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CJ는 `스코빌`을, 대상은 `ppm`을 매운 맛을 측정하는 단위로 주장했다. `ppm`은 고추장에 포함된 `캡사이신` 성분을 100만분의 1단위로 표시한 수치이며, `스코빌` 단위는 현재 타바스코 등의 글로벌 핫소스의 매운 맛 단위로 사용되고 있다. 이 두 단위를 두고 의견차이가 벌어졌던 것이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은 "타바스코 등이 쓰고 있는 `스코빌` 단위가 고추장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용이하다"며 "앞으로 대상에 관계 없이 단위는 따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상 측은 "스코빌은 미국에서 주로 쓰는 단위라 국제 규격에 어울리는 `ppm`을 주장했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공동으로 연구 개발을 진행한 이상 공통 단위를 협의해 보려했지만 CJ측이 더이상 나올 게 없다고 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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