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백신 체험기]백신휴가, 꼭 필요합니다

27일 오후 5시 잔여백신 예약 통해 AZ백신 접종
첫날은 큰 증상 없어…8~10시간 후부터 반응 나타나
발열과 근육통, 오한 등 일반적…'몸살기운'
사람마다 증상의 강도, 시간 달라
  • 등록 2021-05-28 오후 12:50:41

    수정 2021-05-28 오후 12:50:41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인터넷에서는 이런 말이 떠돈다. 코로나19 백신이 면역력을 테스트하는 ‘바로미터’라고. 젊을수록 이상반응이 강도 높게 나타나다 보니 면역력이 강할수록 더 아프다는 그런 얘기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상반응 강도와 면역력이 실제로는 연관성이 없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이상반응을 느끼는 수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걱정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근육통이나 발열 등으로 아프고 싶지는 않은데, 또 아프지 않으면 면역력이 약하다는 소리 아닌가’하는 고민이다.

부끄럽지만 주사를 무서워해 인플루엔자(독감) 주사를 웬만하면 피하고 맞지 않는 편이지만 그간 독감에 한 번 걸려본 적도 없고, 최근 몇 년간 감기 등으로 병원에 간 기억도 없다.

이 정도면 면역력이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인듯한데, 또 43세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이보다 젊은 층보다야 면역력이 좋지 않겠지 싶었다.

코로나19 백신 주사는 주사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그리 아프다 느끼지 못할 만큼의 수준이었다. 오후 5시께 접종 후에는 몸에 어떤 변화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반응이 언제쯤 나타나는지 보고 싶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진통제를 우선 섭취하지 않고 기다렸다. 그러나얼마 후 약을 미리 먹지 않은 스스로의 ‘오만’을 탓하며 곡소리를 내야 했다.

접종 후 5시간 정도 지나자 이상반응이라고 부를 것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체온은 38도, 주사를 맞은 팔이 뻐근하고 허리도 아파졌다.

그래도 견딜만한 수준이어서 밤 12시가 넘어 진통제를 한 알 먹고 잠이 들었다. 여기서 후기를 찾아봤다면 진통제를 두 알 먹었을 텐데, 거듭 스스로를 탓하게 되는 부분이다.

약 8~10시간 후 이상반응이 최고조에 이른다는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새벽 2시부터 5시까지 발열과 근육통, 오한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두꺼운 이불을 덮고도 덜덜 떨었으며, 피부를 바늘로 찌르는듯해 몸을 돌아눕기도 어려웠다. 증상만 보면 우리가 흔히 겪는 ‘몸살’과 비슷하다. 당연히 잠이 들기도 어렵고 입안이 바짝 말랐다.

진통제는 최소 4시간 간격을 두고 먹어야 한다는 말을 지키느라 몸살과 2~3시간 사투를 벌인 후 다시 진통제를 섭취했다. 그리고 그제야 평온이 찾아왔다.

몸살 기운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는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이것보다는 덜 아프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얘기다. 백신은 나 하나만 지키겠다고 맞는 것이 아니니. 그만큼 2~3시간이 힘들었다는 소리다.

물론, 잠들기 전 진통제를 두 알 챙겨 먹은 접종자들은 이만큼 힘들지는 않았다고 한다.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면 비슷한 또래의 접종 후기를 찾아보고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후 미열과 근육통, 두통 등의 이상반응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진통제를 먹으면 감기 초기처럼 견딜만한 수준이 된다.

접종 후 백신 휴가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부디 각 기업의 의사결정자들이 먼저 백신을 접종하고, 나처럼 휴가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접종 후 약 20시간이 지났다. 초등학생인 아들이 동영상을 찾아보더니 “지금 엄마의 몸에서 T세포가 바이러스와 싸우고 B세포가 항체를 만들고 있다”며 설명해준다.

이상반응 과정이 항체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당연한 소리를 초등학생의 입을 통해 듣고 나니 이어지고 있는 발열과 근육통이 그나마 견딜만해진 듯 싶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