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경제학]⑦독립구단 넥센은 어떻게 살림을 하나

모기업 지원없어 자본시장조달, 계열사지원 언감생심
미래에 받을 자산 '장래채권' 유동화로 현금부족 해소
메인스폰서 넥센 후원금·입장권매출·KBO중계권 활용
  • 등록 2016-03-26 오전 9:05:00

    수정 2016-03-26 오전 9:05:00

넥센타이어와 서울히어로즈 프로야구단이 작년 11월 5일 메인스폰스십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이장석 서울히어로즈 대표이사(오른쪽)와 강호찬 넥센 타이어 사장이 계약 연장 조인식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계약 기간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이며, 계약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기존의 2배 수준인 연간 100억원 선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일반적으로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면 은행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 발행처럼 자본시장을 통한 조달을 선택한다. 이는 어느정도 신용도를 갖춰야 가능한 일이다. 만년 적자 프로야구단으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수년 전 LG트윈스는 프로구단으로선 이례적으로 시장조달 형태인 기업어음(CP)을 발행한 적이 있는데 모회사 LG(003550)의 지원가능성이 부족한 신용도를 보강해줬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롯데자이언츠는 최근 롯데쇼핑(023530) 롯데제과(004990) 롯데칠성(005300)음료 등 계열사로부터 유상증자 형태로 3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한화이글스, SK와이번스, 두산베어스 등도 과거 유상증자 방식으로 계열 자금을 받았다.

이러한 유상증자 외에도 국내 프로스포츠구단은 해마다 부족한 운영비를 광고·사업수입 형태로 모기업으로부터 지원받는다. 모기업이 없는 독립구단 넥센히어로즈를 제외하고 말이다. ☞[야구의 경제학]⑤사상 첫 ‘흑자의 꿈’ 다가선 히어로즈자본시장을 통한 조달도, 계열사 지원도 언감생심이다. 스스로 부족한 현금흐름의 물꼬를 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때문에 ‘장래매출채권 자산유동화’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인수합병(M&A)전문가 이장석 대표와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을 표방하는 히어로즈의 경영성격에 부합하는 첨단 금융기법이라 할 수 있다.

자산유동화란 담보가치가 있는 자산을 활용해 기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유동성)을 융통하는 방법이다. 자금을 대출로 받으면 자산담보부대출(ABL), 단기로 융통하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만기를 비교적 길게 가져가는 회사채로 발행하면 자산담보부증권(ABS)이 된다. 이러한 방식은 일반적으로 기업입장에서는 당장 필요한 자금을 쓸 수있고, 담보가 있는 자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체 신용도보다 유리한 금리로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산유동화는 기초자산의 종류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뉘는데 넥센히어로즈는 현존하는 매출채권이 아닌 ‘미래에 발생할 예상수입(장래매출채권)’을 활용하는 금융기법을 택한 것이다.

개인에 비유하면 미래에 받을 월급이나 상여금을 믿고 신용카드 할부로 물건을 사는 것과 유사한 논리이다. 대한항공(003490)이나 아시아나항공(020560) 같은 항공업체들이 항공권판매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즐겨 이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넥센히어로즈의 2014년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구단은 현재 150억원 규모의 장래채권 유동화 계약을 맺고 있다. 구단이 유동화에 활용한 자산은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와 맺은 후원금채권 △입장권판매대행사 인터파크와 맺은 판매대행채권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받을 중계권 채권이다. 세 종류의 모두 넥센히어로즈가 야구단 운영을 지속한다면 받을 것이 확실시되는 자산이다. 당장 운영비가 부족한 히어로즈 입장에선 미래에 받을 자산을 앞당겨 현금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구단이 금융회사에 장래채권을 맡기고(신탁), 서류상 회사인 ‘히어로즈유한회사’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받는(차입) 자산담보부대출(ABL) 방식으로 보인다.

한편 넥센히어로즈는 메인스폰서 넥센타이어와 △2010년~2011년 각 30억원(금액은 추정치) △2012년~2013년 각 40억원 △2014년~2015년 각 50억원의 후원금 계약을 체결했다. 작년말 우여곡절 끝에 넥센타이어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계약을 추가 체결했고, 금액도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부터 3년간 발생하는 후원금은 새로운 장래매출채권이 된다. 구단 측은 이를 활용한 추가 유동화 구조도 이미 마련했을 것으로 보인다. 입장수입이 포함된 운동장수입은 연간 50억원대 초반을 기록 중이며, 각 구단에 균등배분되는 KBO중계권은 연간 3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용어설명

장래채권 자산유동화: 장래에 발생할 매출채권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 항공사들이 항공권판매대금채권을 활용해 많이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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