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명인 박록담 “쌀 ·누룩·물 세 가지로 수백 가지 향을 빚죠”

  • 등록 2013-09-17 오후 4:24:41

    수정 2013-09-17 오후 4:24:41

전통주명인 박록담 소장(사진=한국전통주연구소)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통주 명인 박록담 선생은 약 30년 전부터 전통주 발굴과 복원을 위해 한우물을 파고 있다. 현재는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자리잡은 한국전통주연구소를 설립해 전통주 제조법을 전파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그의 가르침을 받은 이가 무려 3000여명을 헤아린다.

어찌 보면 박 선생의 비법은 단순하다. 그는 늘 “우리 전통주는 쌀과 누룩과 물, 세 가지 재료만으로 향과 맛이 서로 다른 술들을 다양하게 빚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재현한 제조법을 쓰면 같은 쌀로 만들어도 연꽃향, 사과향, 자두향, 매실향 등 갖가지 꽃향기와 과일향기가 나는 수백가지의 술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우리 전통주는 600여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껏 전해지는 전통주는 경주 교동법주와 해남 진양주 등 40여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박 선생이 재현한 전통주는 400여종에 이른다. 연꽃 향기가 은은한 하향주(河香酒), 눈꽃이 피어 있는 것과 같다고 하는 백화주(百花酒), 차마 삼키기가 아깝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석탄주(惜呑酒), 매실향 속에 톡 쏘는 맛이 있는 호산춘(壺山酒) 등이다.

박 선생은 “우리 전통주는 ‘쌀을 누룩으로 발효시켜 빚은 술’을 기본으로 빚은 술을 맑게 걸러내면 청주, 흐리게 걸러내면 탁주, 도수를 낮추고 양을 늘리기 위해 물을 타면 막걸리가 되고 이것을 증류하면 소주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술을 빚는 이의 솜씨와 쌀의 처리방법에 따라 각기 다른 향을 내는 것이 우리 전통주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그렇기에 우리 전통주도 와인이나 코냑 같은 향이 가능하다”고 했다. 우리 술의 향기가 누룩향이 아니라 방향(芳香)이기 때문이라는 것. 제자 노영희 씨와 함께 만든 자희향도 이 같은 제조방식을 통해 개발됐다.

박 선생은 “일본 사케 공장에는 수십년 경력의 양조전문가들이 있지만 우리는 그런 노하우와 경험이 절대 부족하다”며 “전통주 교실을 적극 확대해 좀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술을 다양하게 체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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