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태영 둘러싼 불신, 오너일가가 노력해야 풀 수 있어"

금감원장, 9일 금융지주 회장과 간담회 개최
"자력이 있는 대주주가 필요 자금 최대 지원해야"
"금융회사가 엄중하게 선제적 구조조정에 임해야"
"PF 리스크 정리속도 느려…사업장 신속 재구조화"
  • 등록 2024-01-09 오전 10:39:05

    수정 2024-01-09 오전 10:42:05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태영건설(009410)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실행을 결정하는 제1차 채권자협의회(11일)를 앞두고 부실 기업의 구조조정에 자기책임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당국으로서 채권자 산업은행과 채무자 태영건설 간 꼬인 실타래를 푸는 데에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감원)
이 원장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지주 회장단 등과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를 마치고 “금융 채권단 입장에서는 최근 태영의 자구 의지를 둘러싸고 일부 불신이 쌓인 상태에서 오너 일가가 노력해야 해당 기업을 살릴 수 있다고 본다”며 “살리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믿음을 좀 더 강하게 줘야 워크아웃 정신에 맞는 원칙대로 진행될 수 있다”고 주문했다.

태영그룹은 8일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개시 조건이었던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잔액(890억원)을 ‘지각 납부’하면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개시의 불씨를 살렸다. 태영건설은 이날 새로운 자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지난주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을 만난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 원장은 “윤 회장께서 한 번 보자고 하셔서 만났는데 태영건설 본채무와 관련된 것들이 채권 보증 채무 청구가 지금 티와이홀딩스에 이제 집중되는 상황에서 이런 것들이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집중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그룹 계열사의 워크아웃은 결국은 워크아웃 대상 기업만의 문제라기보다는 전체 그룹의 유동성을 함께 봐야 한다”며 “채권단이 채권 집행을 유예함으로써 본 채무를 살리는 걸 전제로 기업을 재기시킨다는 워크아웃의 정신에 비추어 보면, 보증 채무 청구를 일제히 해 해당 기업의 유동성을 어렵게 만드는 건 그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점은 공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감독당국도 채무자와 채권단의 합의에 기초한 워크아웃 추진을 뒷받침하면서, 복잡한 이해관계가 원활히 조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율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채권단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감독당국도 비조치 의견서 발급 등을 통해 해당 담당자에 대해 사후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취약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되어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채권 금융회사가 보다 엄중한 상황 인식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 입장에서 보면 청구 요건이 발동된 상황에서 청구를 안 하게 되면 자기의 책임의 문제가 있다”며 “우리도 향후 책임을 묻거나 그와 관련된 어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비조치 의견서 발급 등 여러 노력을 통해 꼬여 있는 실타래를 푸는 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양종희 KB금융 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사진=금감원)
한편 이번 일을 계기로 부동산 PF의 조속한 정상화 추진도 금융권에 당부했다. 이 원장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부동산 PF 사업장을 전체적으로 종합 점검하여 사업성이 없는 PF 사업장이 보다 신속히 정리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PF 문제는 작년부터 채권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힘입어 대주단 협약을 가동하는 등 연착륙 유도가 이루어지고 있어 시스템 리스크 발생 문제가 없다는 견해가 많지만, 그 정리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며 “PF 대주단은 보다 면밀한 사업장 평가 등을 통해 신속하게 사업장 구조조정 및 재구조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속도를 내 달라”라고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양종희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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