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현장을 가다]북유럽엔 이케아…동북아 `한샘` 되겠다

한샘 안산공장 생산규모 4000억(30%) 수준
샘책장 주방가구 붙박이장 생산
가구 원자재가 핵심…동남아 공장 증설 검토
DIY제품 확대 불가피…가구 물류센터 건립 계획도
  • 등록 2015-04-02 오전 10:56:16

    수정 2015-04-02 오전 10:56:16

[안산=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2025년 연매출 10조원.’ 동북아의 이케아 ‘한샘’을 꿈꾼다.

한샘 안산3공장 전경. 사진=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서울에서 차로 꼬박 1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한샘 안산공장. 시화호를 매립해 생겨난 반월공단(안산스마트센터)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한샘(009240)은 지난해 매출 1조3000억원 중 4000억원(30%)가량을 이곳 안산공장에서 생산했다. 한샘의 스테디셀러인 샘(SAM)책장을 비롯해 키친바흐 등 주방가구와 붙박이장 등이 주요 생산품이다.

공장입구 한 켠 널찍한 공간엔 생산된 완제품이 파란색, 핑크색으로 차곡차곡 패킹돼 쌓여있다. 파란색은 3월에 생산된 제품이고, 일부 2월에 생산된 핑크색 제품도 자리한다. 한샘 공장에 재고가 머무는 시간은 평균 2~3주다.

벽면의 핑크색 페인트와 동그란 원형 창이 특이한 공장 안으로 들어섰다. 기계 소리에 금세 귀가 먹먹해진다. 대형 자동화기기를 통과한 샘 책장이 플랫패킹되며 적재되고 있다.

3공장이 샘책장, 주방제품의 바디, 붙박이장 등을 대량 생산하는 곳이라면, 4공장은 보다 세밀한 주방가구의 문짝, 붙박이장 문, 주문형제품 등을 만든다. 1만6500㎡ (5000평)의 3공장과 여기서 100m가량 떨어진 4공장엔 300여명이 일하고 있다. MDF에 고온의 열과 압력을 가해 무늬를 만들고, 기름위에 필름을 놓아 열기계를 통과하자 하얀색의 붙박이장 문이 나왔다. 물론 곁가지로 붙어있는 필름을 잘라내고, 실리콘칼로 다듬는 정교한 작업은 사람 손을 거쳐야 한다.
한샘 안산공장 내부 전경. 사진=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4공장 2층에 올라서니 도장 작업이 한창이다. 여기선 한샘 사용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주문한 제품을 하나하나 만들어낸다. 예컨대 부엌을 확장하지만, 기존에 다소 빛이 바랜 주방가구와 동일한 색으로 새 제품을 맞춰달라는 식이다. 고유의 색을 내기 위해 최소 3번에서 많게는 8번까지 도장작업을 반복하기도 한다.

남윤호 제조사업·생산관리부장은 “고객 맞춤형 제품의 경우 기존 제품에 비해 50%이상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한샘 제품을 꾸준히 소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샘이 자체생산하는 공장은 라미네이트 전문공장(PB, MDF 등에 필름 등을 붙여 제품생산)을 지향한다. 하이글로시 제품의 경우 고객이 도장 등의 수작업을 선호하고 있지만, 라미네이트에 비해 유해물질이 많이 나오는 단점때문에 조만간 라미네이트로 전환할 계획이다. 신동원 기술개발팀 부장은 “하이글로시 도장 공정을 톨루엔 등이 나오지 않는 라미네이트로 변경할 방침”이라며 “환경적 측면에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파티클 보드(PB)를 늘리고, 경량화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 안산공장 내부 모습. 사진=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3공장이 준공되던 시기에 한샘은 매출 2000억원 돌파가 목표일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았다. 한샘의 급성장에는 공장 준공당시부터 현장을 지킨 안흥국 제조본부장과 생산기술연구소, DBWE디자인센터를 빼놓을 수 없다. 기술개발팀, 스펙개발팀, 기준정보팀 등으로 구성된 생산기술연구소는 최근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방출을 줄이기 위해 제품 생산과정에서 접착제에 캐쳐를 넣어 포름알데히드를 희석하는 실험을 진행중이다.

안 본부장(전무)은 제조본부장을 맡은 지 올해로 13년째다. 그는 “현재 공장가동률은 85% 수준”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원자재가 가장 많은 동남아 지역에 공장 증설을 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가구의 경우 결국 원자재 경쟁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데, 한국에 수입되는 가구원자재는 8%의 관세를 내고 있어 경쟁력이 뒤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생활용품과 소파 등은 중국시장 경쟁력이 커 가구를 제외한 여타 제품들은 중국에 물류센터와 공장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금이야 시공에서 설치까지 한샘의 직원들이 모두 도맡고 있지만, 향후 매출이 10조원, 20조원으로 확대된다면 결국은 이케아처럼 ‘DIY(Do it Yourself)’ 제품 생산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이에 대비해 생산기술연구소는 볼트와 너트 하나까지도 꼼꼼히 신경쓰고 있다.

“한샘이 만드는 제품의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 사용한 사람들이 다시 재구매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 줄 수 있는 게 경쟁력이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로 어려움을 겪는 사재 가구업체들을 위해 한샘이 1공장 인근에 가구 물류단지를 만들어 물류와 유통을 책임지는 상생 구조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에 질의해 둔 상태다.”

국내 가구업체로 처음 매출 1조3000억원을 돌파한 한샘. 바삐 돌아가는 공장에서, 너와 내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는 20여년 경력의 베테랑 제조본부장에게서 ‘비욘드 한샘’을 경험한 느낌이다.

한샘은 중국 등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해 필요하다면 회사의 로고나 CI 등도 새롭게 개편할 계획이다. 조창걸 명예회장 이하 핵심 경영진들은 지난주에도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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