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에 성난 소비자들..'옥시크린·싹싹' 매출 급락

옥시, 진정한 사과 없이 책임회피 급급
불매운동 확산..온라인몰 중심으로 매출 하락폭 커
옥시 경쟁제품 반사이익...대형마트까지 영향 미치나
  • 등록 2016-04-27 오전 11:37:00

    수정 2016-04-27 오후 1:35:57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옥시래킷벤키저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의 옥시크린 매대. 옥시는 표백제 옥시크린과 오투액션, 세탁세제 파워크린·오투액션, 섬유유연제 쉐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소비자 불매 운동이 확산하며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생활용품 매출이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내고도 실험 결과를 조작·은폐한 정황이 포착되자 소비자들이 옥시 제품 전체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오픈마켓의 경우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전체 동일 상품군(세제)의 매출은 한 주 전 대비 9%,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 늘었지만 옥시 제품이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표백제 매출은 일주일 전 대비 4%, 전년 대비 8% 오히려 줄었다. ‘물먹는 하마’ 등 하마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절반가량인 제습제도 한 주 전 대비 8%,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 쪼그라들었다.

옥시 제품으로는 ‘빨래 끝!’이라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세탁표백제 ‘옥시크린’을 비롯해 ‘오투액션’, 욕실·주방 청소용품 ‘옥시싹싹’, ‘물먹는 하마’와 ‘냄새먹는 하마’ 등 ‘하마’ 브랜드, 제모크림 ‘비트(Veet)’, 손세정제 ‘데톨’, 풋 케어 제품 ‘숄’, 의약품 ‘개비스콘’과 ‘스트렙실’ 등이 있다.

옥시 제품 기피 현상은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매장보다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 온라인 쇼핑 채널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에 의뢰해 옥시 제품의 최근 매출 추이를 살펴본 결과 전반적으로 하락하거나 정체 상태를 보였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지난 18일 롯데마트가 관련업체로는 처음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방안을 내놓으며 5년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후 홈플러스도 사과하고 보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옥시는 ‘모르쇠’로 일관하다 어설픈 사과문을 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옥시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사건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B소셜커머스에서 옥시 제품 매출은 일주일 전보다 두 자릿수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옥시싹싹’은 45%, 제모제 ‘비트’ 39%, ‘데톨’ 21%, ‘옥시크린’ 20%, ‘하마’ 시리즈는 12% 각각 급감했다.

반대로 애경산업의 세탁세제 ‘리큐’, 헨켈의 액체세제 ‘퍼실’ 등 경쟁사 제품은 전주 대비 각각 5%, 9% 매출이 늘었다.

B소셜커머스 관계자는 “표백제나 세제 등은 무게 때문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추세인데 생활용품 전체 매출이 5~6% 가량 늘어난 상태에서 특정 회사 제품만 매출이 일제히 하락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최근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불매운동 여파가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소셜커머스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청소용품인 ‘옥시싹싹’은 가습기 살균제 파동의 직격탄을 맞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66%나 감소했다. 한 주 전보다도 18%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청소용품 부문에서 경쟁상품인 유한양행의 ‘유한락스’는 전년대비 120%에 이르는 성장률을 보였다. ‘옥시크린’은 세탁용품 부문에서 워낙 오랫동안 인지도를 쌓아온 제품인 만큼 전년대비 성장률이 95%에 달했다. 손세정제 데톨, 제모제 비트(Veet) 등은 계절과 환경적인 영향으로 각각 전년대비 387%, 237% 신장했다.

C소셜커머스 관계자는 “제품마다 편차는 있지만 옥시 제품은 전반적으로 판매가 줄거나 정체를 보이는 반면 경쟁사 제품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제품명에 ‘옥시’가 들어간 제품이 매출에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대형마트에서의 영향은 미미했다. D대형마트의 경우 올해 4월18~24일 표백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줄었지만 제습제 매출은 13% 늘어났다. E대형마트에서도 표백제는 9.5% 줄고, 제습제는 33.9% 늘었다.

D대형마트 관계자는 “표백제 매출은 최근 계속 줄고 있는 추세여서 특성 이슈 때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면서 “대형마트가 온라인보다는 구매 고객의 연령층이 높은 편으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반응이 온라인보다 늦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옥시를 중심으로 가해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옥시가 만든 제품과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목록이 돌고 있다.

지난 25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소비자단체협의회 등 37개 단체는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옥시가 제품의 독성을 알고서도 상품을 생산·유통했고, 판매 초기부터 사용자의 피해신고가 잇따랐는데도 무시했으며 피해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은폐·조작하고 연구자를 매수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옥시에 대한 불매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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