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권 '유리천장' 깨졌다…165년만에 첫 여성 수장 탄생(종합)

  • 등록 2017-08-17 오전 11:17:11

    수정 2017-08-17 오후 1:10:16

엘리자베스 듀크 전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위키피디아
[이데일리 차예지 방성훈 기자] 미국 은행권의 유리천장이 깨졌다. 165년 역사상 첫 여성 수장이 탄생한 것.

미 대형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16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 출신의 엘리자베스 듀크가 내년 1월 1일부터 스티븐 생어 회장의 뒤를 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듀크는 현재 웰스파고 이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美 대형은행 역사상 첫 女수장 탄생

웰스파고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와 함께 미국의 4대 은행으로 꼽힌다. 자산 규모로는 세 번째로 큰 은행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웰스파고의 주요 주주 중 한 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형 은행 역사상 여성 수장이 탄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듀크는 2004~2005년 사우스트러스트은행 부사장과 타운뱅크 수석 부사장으로 재직했고, 미국은행가협회 회장을 맡았다. 2008~2013년 연준 이사를 지낸 뒤 2015년 1월 웰스파고 이사진에 합류했다. 지난 해 10월 존 스텀프 전 회장이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할 때 이사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유령계좌 스캔들’ 신뢰회복 적임자로 꼽혀

내년 중순으로 예정됐던 생어 회장의 퇴진을 4개월 가량 앞당겨 조기 수장 교체에 나선 것은 이같은 스캔들 여진을 서둘러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웰스파고는 “기어를 갈아 끼울 때가 됐다”면서 “듀크가 이사회를 이끌 적임자로 만장일치 선택을 받았다”고 전했다. 주주와 고객 등의 신뢰회복에 최적임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다.

웰스파고는 지난 해 터진 ‘유령계좌 스캔들’로 아직까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유령계좌 스캔들은 회사가 2011~2016년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 동의 없이 약 210만개의 계좌를 개설했다가 적발된 사건이다.

미 당국 등으로부터 전방위 조사를 받은 뒤 1억8500만달러의 벌금을 물었으나, 여전히 신규 고객 급감 및 주가 하락 등에 시달리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5년 동안 고객 동의 없이 자동차 보험에 가입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져 8000만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위급 여성의 롤모델 되는 것 중요해”

아직까지도 미국에서는 고위급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굳건히 존재하고 있다. 유리천장이란 여성과 소수민족 출신자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여성 대통령이 배출되지 않은 것은 물론, 주요기업 CEO 중에서도 여성은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라 회장 등 소수에 불과하다. 바라 회장은 18세에 산학실습생으로 시작해 36년간 한 우물을 파 최정상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가 여성 회장에 발탁됐을 때 105년 GM 역사상 첫 여성 회장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자동차 기업을 통틀어 최초의 여성 총수가 돼 큰 화제를 모았다.

이에 듀크가 금융권 ‘방탄 유리천장’을 깬 롤모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미 은행가협회 회장으로 일할 때만 해도 여성들의 롤모델이 되기를 주저했다. ‘실력’이 아니라 ‘여성’이기 때문에 높은 자리에 선발됐다는 인상을 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듀크는 “첫 여성 수장이 필요하다는 바보같은 이유 때문에 내가 유일한 여성 수장이 됐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나는 그것이 완전히 실수라는 걸 깨달았다. 고위급 여성의 롤모델이 되는 것을 수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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