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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구글의 첫 스마트폰 ‘픽셀’이 한국 시장에 언제 들어올까. 현재 해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식으로 국내 출시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31일 나인투파이브구글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픽셀의 인기로 배송이 지연되자 고객들에게 사과의 이미로 50달러 상당의 구글플레이 스토어 크레딧(가상재화)을 제공했다. 애플 ‘아이폰7’ 등 최신 스마트폰이 채택한 방수·방진, 고용량 배터리 같은 기능은 없지만 미국 영국 등 6개국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5인치)’과 ‘픽셀XL(5.5인치)’을 선보인 바 있다.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 80%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기업이지만 직접 스마트폰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은 과거 LG전자(066570), 화웨이 등과 협업해 ‘넥서스’ 시리즈를 내놓은 적은 있었지만 이는 새 OS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용 성격이 짙은 ‘레퍼런스폰’이었다. 2012년 모토로라를 약 13조원을 들여 인수해 스마트폰 사업 진출을 타진했지만 2년 만에 중국 레노버에 매각한 바 있다. 구글은 픽셀을 대만 HTC사를 통해 위탁 생산하지만 직접 디자인하고 설계했다.
픽셀을 쓰고 싶어 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그리 많지 않아 이통사 입장에서도 매력적이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픽셀폰 공개 시 잠깐 떠들썩했지만 국내 인지도는 ‘넥서스’ 시리즈보다도 낮은 것 같다”며 “자급제 방식으로 소량의 물량을 들여온다면 모르겠으나 당장 공식 출시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애플의 경우를 보면 전통적으로 아이폰의 한국 출시 시기가 늦었다는 점을 볼 때 한국은 그다지 주요 시장이 아니다. 애플은 ‘아이폰7’을 9월9일 공개한 뒤 한달 반이 지난 10월21일 한국에서 출시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애플의 ‘3차 출시국’으로 제품 공개 후 두어달 후 이후 공개했다. 같은 미국 회사인 구글 입장에서도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비슷하다는 것.
특히 구글은 픽셀에 애플 아이폰의 ‘시리(Siri)’처럼 음성인식 대화 기능을 갖춘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했는데 아직 이 기능을 한국어로 이용할 수는 없다. 구글은 오는 12월께 인공지능(AI) 기반 가상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개방형 플랫폼 형태로 선보인다. 이 서비스를 통해 TV나 조명을 켜고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피자배달, 택시 부르기 등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IBM의 인공지능 서비스 ‘왓슨’도 내년 초쯤 한국어 버전을 정식 선보이는데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는 각 나라별 언어 학습 기간이 필요하다”며 “구글 어시스턴트가 12월에야 공개되기 때문에 당장은 한국어 음성 비서 서비스가 현재 불가능한 상태일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