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의 눈]알파고 안 부러운 대륙의 `AI 굴기`

`인터넷 플러스` 정책 속 AI에 쏟아붓는 차이나머니
수십억달러 추가 투입 계획..예산 줄이는 미국과 대조
韓, 단기성과 급급..원천기술 확보 요원
  • 등록 2017-05-30 오후 12:11:00

    수정 2017-05-30 오후 12:11:00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장면.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지난주 전세계는 인간 최고수가 인공지능(AI) 앞에서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는 결국 부담감을 견디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려보였다. 어린 나이에 세계 최강자라 불린 그로서는 상처 난 자존심을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일까. 어쩌면 기계 앞의 무력감과 허탈감, 나아가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나 존재가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커제의 눈물을 뒤로 하고 알파고는 바둑 은퇴를 선언했다. 바둑을 통해 AI의 잠재력을 확인했으니 이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의 대국 후 전세계가 또다시 인공지능의 위력에 주목하게끔 한 채 말이다.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펼쳐진 이번 대국은 승패와 무관하게 열기가 뜨거웠다. 이번 대결을 앞다퉈 보도한 중국 언론들은 커제의 승리 가능성보다는 주로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의 AI 기술이 빠른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의 발언도 크게 회자됐다.

2010년대 들어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최첨단 IT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부터 이른바 ‘AI 굴기’를 선언했다. AI가 4차 산업혁명으로 나아가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국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이 더해지면서 중국의 AI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최대포털인 바이두는 AI업계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 업체로 전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음성, 이미지, 화상 인식 등의 기능을 갖춘 ‘바이두 브레인’을 공개한 리옌훙 바이두 CEO는 향후 비즈니스의 초점을 AI사업에 두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향후 막대한 차이나머니가 투입된다면 중국이 머지않아 AI 최강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시진핑 정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은 주요 산업발전 전략인 ‘인터넷플러스’를 통해 신기술 산업과 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미 전자상거래, 모바일결제, 공유경제 등 첨단산업에서 중국은 글로벌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이는 AI산업에 대한 투자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AI 기술 개발에서 미국을 바짝 추격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퍼붓지만 미국은 오히려 예산을 줄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미 AI 연구 프로그램에 수십억달러(수조원)를 쓴 데 이어 각종 프로젝트와 스타트업, 학문 연구를 지원하는데 새롭게 수십억달러를 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AI 연구를 지원해왔던 다양한 정부 기관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내용을 포함한 예산안을 지난주 공개했다며 미·중간 기술 균형이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국 후 우리 정부 역시 미래창조과학부 주도로 AI 개발을 위해 5년간 총 1조원의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범국가적인종합 대책을 세우겠다고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단기 성과 중심의 투자만 이뤄지있고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에 불과하다. 4차산업혁명 시대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은 결코 근시안적 정책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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