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나경원 연설에 ‘진노’…“수고했다” 의례적 인사도 안해

12일 나경원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본회의장 ‘소동’
문의장, 거듭 정숙 주문했지만 소란 계속
“말 안되는 소리라도 듣고 반성해야”
“‘靑 스피커’ 얘기도 참았다” 했는데…나경원 “역시 민주당 출신”
  • 등록 2019-03-12 오전 11:43:00

    수정 2019-03-12 오전 11:52:51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미영 유태환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첫 교섭단체대표연설이 부른 본회의장내 소란에 진노했다. 문 의장은 특히 소란을 정리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경청’을 당부했음에도 나 원내대표가 “역시 민주당 출신 의장”이라고 비꼬자 화를 감추지 못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뤄진 나 원내대표의 연설 중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는 대목에서 여당 의원들의 강력한 항의로 장내 소란이 촉발되자 거듭 정숙을 주문했다.

문 의장은 거듭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그만하라” “조용히 좀 하라”고 요구했지만, 십여분 간 소란은 계속됐다. 문 의장은 소란 초반엔 “조용히 해달라, 안 들리세요”라고 점잖은 말투로 주문했고, 의장석으로 와 항의하는 여야 지도부에게도 “들어가라”고 타일렀다. 장내 정리를 요구하는 나 원내대표에게도 “발언을 계속하라, 연설을 하면 다 들린다”고 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소란 속 나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은 의회 민주주의의 장이다. 대표 연설을 마칠 때까지 못 내려간다”면서 원고에도 없는 성토 발언을 이어가자 문 의장은 “진정해달라”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나 원내대표 모두를 정숙하게 만들었다.

이어 문 의장은 “대한민국 국민이 다 지켜보고 있다. 국회는 이렇게 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여러분이 보여주는 건 공멸의 정치지 상생의 정치가 아니다”라고 꾸짖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에게서 박수가 나오자 “박수 칠 일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문 의장은 “품격있고 격조있게 하라. 참고 또 참아야 한다. 최종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청와대 스피커라고 (나더러) 얘기해도 국회의장이지만 참았다. 의회의 모든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 영국 의회처럼 지팡이 하나 내려치면 다 조용해지는 그런 의회를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장은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도깨비 방망이처럼 되는 게 아니다. 그 중에서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소리라도 듣고 스스로 반성하고 들어야 민주주의”라며 “이제 조용히 마무리하도록 귀를 열고 듣자”고 했다. 이어 “그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여러분들 마음대로 하라”며 “내가 볼 땐 상당한 논란될 발언을 했지만 그걸 어떻게 처리할지는... 나 원내대표 빨리 마무리 지으라”고 했다.

그러자 한국당에선 “말이 안되는 소리라도” “논란될 발언” 등 문 의장의 말에 항의했고, 나 원내대표 역시 연설을 재개하면서 “의장님 말씀 일부는 감사드리면서 일부는, 역시 또 민주당 출신 의장이란 생각이 든다”고 응수했다.

우여곡절 끝에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났지만, 문 의장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이것으로 산회를 선포한다”고 회의를 마쳤다. 문 의장은 중간에 짧게 침묵했을 뿐, 나 원내대표에 “수고하셨다” 같은 의례적 인사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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