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면]막말·모욕·삿대질…대통령 대리인단의 ‘역대급’ 저질변론

입만 열면 막말 내뱉은 김평우 변호사
“함부로 재판 진행” 재판관들 향해 삿대질
법정서 태극기 펼치고 책 읽은 서석구 변호사
탄핵심판 막바지 ‘주심 기피신청’ 하기도
  • 등록 2017-03-10 오전 11:30:38

    수정 2017-03-10 오전 11:30:38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 최종변론기일에서 대통령 측 변호인단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이 피청구인측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 = 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변론을 하는 건지 막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보고 있는 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내 법정에서 그랬으면 당장 감치시켰을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의 탄핵심판 변론에 대한 한 부장판사의 평가다. 결국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했지만 탄핵심판 기간 대통령 대리인단이 쏟아낸 막말변론과 비상식적인 행동은 어수선한 분위기에 지친 국민들에게 극심한 피로감을 안겼다.

‘입만 열면 막말’ 김평우…“이정미라는 일개 재판관 때문에”

박 대통령 대리인 중 가장 막말을 일삼은 이는 단연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다. 미국에서 거주 중이던 김 변호사는 지난 1월말 귀국해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탄핵을 탄핵한다’는 책을 내고 대리인단에 합류했다.

압권은 지난달 22일에 열린 16차 변론기일 때다. 김 변호사는 사건 주심인 강일원(57·사법연수원 14기) 재판관을 지목해 “청구인(국회)의 수석대리인이다. 법관이 아니다”며 “개인적 지식 말고 법에 근거해 재판해라. 그 정도 법률 지식을 갖고 있지 않느냐”고 모욕했다.

이정미(55·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게는 한술 더 떴다. 그는 “재판을 과속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 쉽다”며 “이정미라는 일개 재판관의 임기 때문에 재판이 졸속 진행됐다”고 막말을 내뱉었다.

이 권한대행은 “모욕적인 언사를 참고 진행 중”이라고 경고했으나 김 변호사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의 변론을 듣던 이 권한대행이 뒷목을 잡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네티즌들이 ‘헌법재판관은 극한직업’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15차 변론기일에는 이른바 ‘밥 먹고 변론 하겠다’는 발언으로 헌법 재판관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당시 김 변호사는 이 권한대행이 재판을 마치려 하자 “당뇨가 있어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못 먹어도 변론을 해야겠다”며 발언대로 향했다.

김 변호사는 발언권은 얻지 못한 채 “12시에 변론을 끝내야 하는 법칙이 있었나”라며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는가”라고 따지며 재판부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 같은 대통령 대리인단인 서석구(72·3기) 변호사가 김 변호사를 만류했지만 소용없었다.

김 변호사는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를 ‘섞어찌개’라고 폄훼하고 “국회가 북한식 정치탄압을 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국회의원들을 ‘야쿠자’에 비유하기도 했다.

지닌달 14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3차 공개 변론 시작 전 대통령 대리인단 서석구 변호사가 태극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 = 이데일리 DB)
법정에서 태극기 펼친 서석구…비상식적 행동 난무

서석구 변호사의 막말과 돌출행동도 탄핵심판 내내 국민들을 불편하게 했다. 서 변호사는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의 법률고문으로 ‘부림사건’을 담당했던 판사 출신 변호사다.

서 변호사는 지난 1월 5일에 열린 3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을 예수와 소크라테스에 비유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소크라테스도 사형선고를 받고 예수도 십자가를 졌다”며 “다수결의 함정을 선동하는 언론 기사에 의해 부정확하고 부실한 자료가 증폭되면 민주주의의 다수결이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4일에 열린 13차 변론 직전에는 대심판정에서 느닷없이 태극기를 펼쳐 보이다가 헌재 직원으로부터 제지를 받기도 했다. 또 당일에는 변론이 진행 중임에도 김 변호사의 책 ‘탄핵을 탄핵한다’를 펼쳐 읽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탄핵심판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여러 가지 ‘꼼수’를 부렸다. 탄핵심판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난달 22일 “주심 재판관을 변경해달라”며 강 재판관 기피신청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헌재는 잠시 휴정해 의견을 모은 뒤 “오직 심판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서 적법하지 않다”며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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