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입자' 중성미자 대규모로 실험할 新 결정 개발

IBS 포함 국제 공동연구진, 4년간 개발·시험
중성미자 질량 예측 기대
  • 등록 2019-12-12 오후 12:29:35

    수정 2019-12-12 오후 12:29:35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외 연구진이 관측이 힘들어 ‘유령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를 대규모로 실험할 원천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결정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영덕 지하실험 연구단장과 김홍주 경북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중성미자를 방출하는 결정들을 4년 간 개발·시험한 끝에 다이소듐몰리브데이트 등 4개를 1차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최종 선정된 결정은 향후 200kg 이상 만들어져 현재 10kg 가량의 결정을 사용하는 전 세계 경쟁그룹 중 가장 큰 규모의 중성미자 실험이 될 수 있다.

12개 결정 샘플.<자료=IBS>
중성미자는 우주를 이루는 기본입자들 중 가장 가벼운 입자로 다른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 매초 700억 개의 중성미자가 엄지손가락을 뚫고 지나가지만 인간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중성미자의 성질과 질량을 측정하기 위해 미국 샌포드 지하연구시설, 일본 카미오카 우주관측소, 이탈리아 그랑사소 연구소 등 세계 곳곳에서 대규모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

지하실험 연구단을 비롯해 전 세계 8개국 104명의 입자물리학자와 기술자가 참여하는 국제공동연구프로젝트인 AMoRE의 연구진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무게 1.9kg의 칼슘몰리브데이트 결정으로 강원도 양양에서 사전 실험을 진행했다.

중성미자를 얻기 위해 결정 속 몰리브데넘이 다른 원자로 변하면서 전자와 중성미자를 방출하는 ‘이중베타붕괴’ 현상을 이용한다. 실험에 사용하는 몰리브데이트 결정이 내뿜는 빛 특성이 중요하며, 결정의 총량이 많을수록 이중베타붕괴가 더 많이 발생한다. 이에 전세계 중성미자 연구들이 더 좋은 결정을 찾고, 무게를 늘리는 방향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존 칼슘몰리브데이트 결정의 문제점을 해결할 여러 결정들을 성장시켰다. 칼슘몰리브데이트 결정은 방출하는 빛이 많아 데이터를 얻는 데 유리하지만, 칼슘 중 0.18% 비율로 존재하는 48Ca이 또다른 이중베타붕괴를 일으켜 잡음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기존에 연구되지 않았던 결정들의 여러 화학적 단계를 연구해 리튬, 세슘, 나트륨이 든 새로운 몰리브데이트 결정 8개를 성장시키고, 기존 국제공동연구로 성장시켰던 아연, 납 함유 결정 4개와 함께 실험했다.

12개의 후보 결정들이 방출하는 빛과 파장 특성 등을 상온에서부터 섭씨 영하 263도 수준인 약 10 켈빈의 저온까지 연구했다. 기존 칼슘몰리브데이트 결정과 비교하고, 방출하는 빛의 양과 시간을 측정한 결과 후보 결정 중 다이소듐몰리브데이트가 가장 적합했다. 연구진은 이를 포함해 4개 결정을 1차 후보로 선정했다. 결정을 연구·개발·성장하는데 2년, 특성 시험에 2년이 걸렸다.

실험에 사용할 결정은 극저온 시험을 거쳐 앞으로 1-2년 후에 최종 선정될 수 있다. 이중베타붕괴를 다른 배경 신호와 구분하려면 약 수십 밀리 켈빈의 극저온환경이 필요한데, 결정이 이 온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는 과정이다. 최종 실험에는 다이소듐몰리브데이트, 다이리튬몰리브데이트, 레드몰리브데이트와 기존 칼슘몰리브데이트를 비교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현재 6kg의 결정으로 1단계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선택된 결정 200kg은 강원도 정선에서 오는 2021년 착수할 2단계 실험에 약 5년 동안 사용된다.

공동교신저자인 이무현 연구위원은 “최근 1.9kg 결정 실험으로 중성미자 질량이 수소원자 질량의 10억분의 1보다 더 작다는 정보를 얻었다”며 “향후 결정 200kg로 실험하면 민감도가 100배 더 좋아져, 수소원자 질량의 1000억분의 1 수준과 중성미자 질량을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결정 연구와 기술에 관한 전문학술지 크리스탈 리서치 앤 테크놀로지(Crystal Research and Technology)에 한국시간으로 지난달 13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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