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3.85포인트(0.19%) 내린 2000.3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이 동반 매수세를 보였지만 기관의 매물에 발목이 잡혔다. 하지만 장 초반 2013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상승에 대한 강력한 신호는 보내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국내 증시에서 2050선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지수대가 된 지 꽤 오래됐다.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는 배경으로는 투자 여력 고갈과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지목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동산과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투자 여력이 고갈됐다”며 “일부의 선전에도 대부분 기업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시장 할인이 나타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이 내세우는 박스권 탈출 근거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2011년 이후 세계 무역 규모가 감소하면서 국내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이는 기업 실적 둔화로 이어졌다”며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수출 또한 회복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연쇄적인 실적 개선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사상 최악의 한파 영향에서 벗어나 호전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지만 최근 유럽 자동차 관련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유로존 경기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는 점도 반갑다. 이는 기대를 밑도는 중국 경기 모멘텀 우려를 희석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상단 돌파와 레벨업 성공을 위해선 경제 펀더멘털 측면의 지원이 필요하나 아직 그 신호는 미흡하다”며 “어닝시즌을 맞아 실제 실적과 예상치 간 괴리 차와 고질적인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 압력 등도 탄력적인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